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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호랑이게놈’ 해독 나섰다

입력 | 2010-11-06 03:00:00

한국연구진 “내년 3월 완료”… 에버랜드 한국호랑이 채혈




내년 3월경이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호랑이의 게놈 지도가 나올 예정이다. 사진은 3일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한국호랑이 ‘태극’의 혈액을 채취하는 모습. 채취한 혈 액은 DNA를 추출하는 데 사용된다. 사진 제공 에버랜드

한국 과학자들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호랑이의 게놈(유전체)을 해독하는 ‘호랑이 게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급 동물로 현재 300∼400마리만 남은 ‘한국(시베리아)호랑이’를 보존하는 데 이 계획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놈연구재단, 에버랜드, 테라젠, 중국 베이징게놈연구소(BGI) 등이 참여하는 ‘호랑이 게놈 컨소시엄’은 “한국호랑이 ‘태극’의 게놈 분석을 시작했으며 내년 3월경이면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5일 동아일보에 밝혔다.

박종화 게놈연구재단 게놈연구소장 등 연구원 5명은 3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를 찾아 태극의 혈액 110mL를 채취했다. 2003년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태극은 몸길이 214cm, 몸무게 180kg으로 사람으로 치면 30대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혈액 속 백혈구에서 얻은 유전자(DNA)의 양을 늘리는 ‘증폭’ 작업을 한 뒤 내년 2월까지 태극의 게놈을 해독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해독 작업을 90∼100차례 반복하는 방식으로 DNA 염기를 잘못 읽을 확률(오차율)을 0.01% 미만으로 낮출 방침이다. 내년 2월부터 한 달간은 최종 분석 작업을 해 3월 말 호랑이 게놈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신남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유전적으로 가까운 호랑이 간 교미를 막는 등 게놈 지도를 통해 효과적으로 호랑이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의 게놈 분석이 끝나면 내년 하반기까지 벵골호랑이, 인도차이나호랑이 등 10여 마리의 게놈 지도를 추가로 완성할 예정이다. 이항 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장(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은 “서로 다른 호랑이의 게놈을 비교하면 호랑이가 여러 종류로 어떻게 갈라졌고 진화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용인=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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