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추적 피하려 병원에 보관
“남한에서는 보험을 들면 부자가 될 수 있다.” 새터민 출신인 장모 씨(49·여)는 같은 새터민 출신 보험설계사 홍모 씨(42·여)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장 씨는 홍 씨의 권유로 보험에 들고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했다. 그런 다음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S한방병원에 가서 입원 수속을 밟고, 휴대전화를 놓고 왔다. 장 씨의 휴대전화가 ‘병원에 입원한’ 동안 보험금이 장 씨 통장에 입금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정이 어려운 새터민 등을 병원에 거짓 입원하도록 한 뒤 허위 진료기록부를 꾸미고, 이런 사실을 속이기 위해 가짜 환자의 휴대전화를 병원에 가져다놓는 수법으로 보험금과 국민건강보험 급여 20억여 원을 가로챈 보험설계사 김모 씨(56·여)와 S한방병원 김모 원장(45)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홍 씨 등 공범 7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원장 등은 2008년 10월부터 올 6월까지 S한방병원에 환자들이 수주일씩 입원한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을 만든 뒤 생명·손해보험사 43곳과 건강보험공단에 치료비 등을 청구했다. 이런 수법으로 S한방병원 측 의사(5명)와 사기에 가담한 보험설계사(4명)가 각각 3억여 원, 보험가입자들은 14억여 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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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