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 우승 추억
2000년 제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주역들인 이대호(롯데·사진), 추신수(클리블랜드), 정근우(SK), 김태균(지바롯데) 등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뭉쳤다. 사직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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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서 4.1이닝 호투 맹활약…타율도 5할
추신수도 투타 펄펄…김태균 연일 타타타
주장 맡았던 정근우 “팀 분위기 정말 최고”
우승주역 4인방, AG서 금 영광 재현 나서
광저우아시안게임(AG) 야구국가대표의 주축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렸던 ‘제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우승 주역들이다. 부산고 추신수(클리블랜드)와 정근우(SK), 경남고 이대호(롯데), 천안북일고 김태균(지바 롯데) 등 1982년생 동갑내기 우승멤버들은 이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기둥으로 성장했다. 10년 전, ‘에드먼턴 키즈’들의 영광의 순간으로 되돌아가 본다.
○아련한 10년 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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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승 1패로 8강 진출
이대호와 추신수는 고교시절 투수를 겸하며 빼어난 타격실력까지 갖추고 있었다. 8월 5일(현지시간) 열린 예선 첫 상대는 남아공(7-0 승). 선발 투수로 나선 추신수는 1.1이닝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체크했고, 클린업 트리오는 3번 추신수(투수→중견수)∼4번 이대호(3루수→투수)∼5번 김태균(1루수)으로 구성됐다. 이대호 역시 네 번째 투수로 1이닝을 던지며 무실점 2삼진을 기록했다. 톱타자는 정근우였다.
2차전 캐나다전에서 5-5 동점이던 8회 결승점을 내주고 5-6, 1점차로 석패했다. 3차전 네덜란드전은 이대호가 홈런 2개, 김태균이 단타 1개, 2루타 1개, 3루타 1개 등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12-2,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4차전은 상대는 나중에 결승에서 다시 만난 미국이었다. 김주철(성남고)이 5.1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추신수가 나머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6-2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5차전에서 중국을 13-2, 7회 콜드게임으로 두들겼다.
○멕시코, 호주 따돌리고 결승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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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연장승부 끝 짜릿한 우승
정근우가 2번, 김태균이 3번, 이대호가 4번으로 나선 가운데 피말리는 접전이 이어졌다. 6-6 동점에서 연장에 접어들었고, 11회초 한국은 상대 투수의 폭투로 1점을 뽑았지만 곧이어 다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연장 13회, 박명옥(속초상고)이 2루수 글러브를 맞고 흐르는 천금같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한국은 결국 9-7,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두 번째 투수로 투입돼 2이닝을 던졌던 추신수는 연장 11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2.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대호가 털어 놓은 뒷얘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추신수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등판, 4.1이닝을 던져 결승전 승리의 주춧돌을 깔았던 이대호는 “조 감독님께서 같은 부산에 계셔 내가 투수로 뛴다는 걸 알고 계셨다. 1차전 남아공전에서 1이닝을 던지고 나니까, 감독님께서 내게 ‘널 히든카드로 쓰겠다’고 하셨다”면서 “그래서 별로 안 던지다 결승전에서 내가 큰 역할을 했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대회 타율이 얼마였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5할”이라고 정확히 기억해 낸 그는 “결승전에서 승리가 확정된 뒤 나는 갑자기 도핑테스트 명단에 포함돼 끌려갔다. 갔다 와 보니까 시상식을 하고 있더라”며 “우승 뒷풀이의 짜릿한 순간을 전혀 느끼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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