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들판이 온통 억새의 은빛 물결이다. 억새의 화려한 군무가 한창인 제주시 조천읍 산굼부리 분화구 주변을 수많은 관광객이 줄지어 오르며 억새의 장관을 만끽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관광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억새꽃축제가 올해부터 폐지됐지만 억새의 장관은 변함이 없다. 억새군락지로 유명한 곳으로는 산굼부리를 비롯해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따라비오름’을 꼽는다. 6개 봉우리와 3개 원형분화구를 간직한 따라비오름은 해발 342m의 아담한 오름. 능선을 따라 햇빛에 반짝이는 억새가 눈부시게 다가온다. 한쪽 능선에서 다른 쪽 능선을 보면 하얀 눈이 내린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제주시 구좌읍 지역의 ‘손지오름’ ‘아끈다랑쉬오름’ 등도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차량을 이용해 손쉽게 접근이 가능한 곳은 제주시 애월읍 이시돌목장과 새별오름 인근,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공장 부근 등이다. 억새는 골프장 조경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개장한 서귀포시 안덕면 ‘아덴힐골프장’은 목장을 골프장으로 조성하면서 억새밭을 그대로 뒀다. 녹색의 잔디와 어울려 선명한 은빛을 발한다. 특히 왕이메 코스 3번홀 주변에서 자체 억새꽃축제를 열어 무료로 내장객들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