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통일전망대∼평화의 댐
‘투르 드 DMZ∼서울’ 스타트… 평화의 두 바퀴, 내일까지 금단의 땅을 달린다 일반인은 접근하기 힘든 비무장지대(DMZ)에서 전쟁의 상흔을 씻고 평화를 염원하는 은륜의 레이스가 열렸다. 사상 최초로 비무장지대를 달리는 2010 투르 드 DMZ∼서울 국제사이클대회(서울시 육군 강원도 경기도 대한사이클연맹 동아일보 공동 주최)가 22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24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번 대회 첫날 레이스에 나선 102명의 건각은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동부전선을 따라 평화의 댐까지 184km를 달렸다. 세계 각국의 은륜 스타들이 레이스의 분수령인 을지전망대(해발 995m)로 이어지는 미시령 옛길을 오르고 있다. 인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사상 최초로 DMZ에서 열린 2010 투르 드 DMZ∼서울 국제사이클대회 대장정의 첫날 선수들은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화천군 화천읍 평화의 댐 184km 구간을 힘차게 달렸다.
이날 코스에는 을지전망대, 펀치볼, 제4땅굴, 도솔산, 파로호 등 전쟁의 상흔과 남북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의 현장들이 즐비했다. 또 양구 ‘피의 능선(Bloody Ridge)’과 양구, 인제 사이의 ‘단장능선(Heartbreak Ridge)’ 등 주요 격전지도 포함됐다.
민통선 지나 미시령을 향해 2010 투르 드 DMZ∼서울에 참가한 102대의 자전거가 대회 첫날인 22일 1코스의 시작점인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민통선을 지나고 있다. 육군 헬리콥터의 도움을 받아 항공 촬영했다. 고성=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최종 도착지인 평화의 댐은 분단의 대표적 산물이다. 1980년대 북한이 금강산댐 건설을 추진하자 수공(水攻)에 대비하기 위해 국민 성금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금강산댐의 위협이 부풀려졌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평화의 댐 상층부에는 평화의 종이 설치돼 있다. 화천군이 세계 60개국 분쟁지역의 탄피와 종을 녹여 만든 37.5t(1만 관) 규모의 초대형 종이다.
이날 코스를 완주한 정은성(가평군청)은 “경기에 집중하느라 주위 경관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면서도 “DMZ에서 처음 열린 대회에 참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게시케 시몬(독일)은 “산과 바닷가에 쳐진 철조망을 통해 분단의 현실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며 “의미 있는 대회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전창범 양구군수는 “접경 지역의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메울 수 있는 값진 대회로 평가한다”며 “베일에 싸인 DMZ의 모습을 이 같은 대회를 통해 자주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