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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김정은 등장 이후 朝-中친선 강조 물결”

입력 | 2010-10-23 03:00:00

■ 中주간지 ‘달라진 北’ 보도




‘특별선물은 10여 년 만에 처음.’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65주년 기념일 하루 전에 평양시민 1인당 450g의 쌀과 100g의 콩기름, 500g의 사탕, 술과 고추장 각 한 병이 배급됐다고 중국 언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3남 김정은이 9월 28일 노동당 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등장하면서 북한이 급변하고 있다는 보도다.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의 유력지 난팡(南方)일보 자매지인 주간 난팡주말은 9일 평양시민에게 특별선물이 배급됐다고 21일 전했다. 북한은 과거 4월 15일과 2월 16일 김일성 김정일 부자 생일에 특별선물을 배급해 왔으나 식량난으로 중단됐고 이번 배급이 1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이어 이 주간지는 창당일에 동네 확성기와 TV, 라디오, 지하철 방송, 회사의 사내 방송 등 홍보매체마다 ‘불세출의 영도자를 맞이해 우리는 영광’이라는 제목의 글이 북한 아나운서의 떨리는 목소리로 낭독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언론에도 보도된 바처럼 ‘청년대장 김정은’의 특출한 경력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마땅한 선전수단이 없는 농촌에는 같은 내용의 전단이 뿌려졌다.

흥미로운 점은 평양시내에 ‘조-중(북한과 중국) 친선’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는 것. 중국 TV 드라마가 현재 북한 TV에서 절찬리 상영되고 있다. 중국 국공내전 때 국민당에 파견된 공산당 ‘간첩’ 이야기를 다룬 30부작의 드라마 ‘첸푸(潛伏)’다. 평양 젊은이들은 중화권 대중음악을 듣는 게 유행이고 가수 저우제룬(周杰倫) 등이 특히 인기라고 한다.

아리랑축전 기간에는 북-중 우호와 관련한 새로운 공연 항목이 추가됐다. ‘조-중 우의를 세세대대로 전하자’를 글자로 표현하고 1만 명이 거대한 양국 국기 앞에서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이 없다’고 합창한다. 또 평양의 제1백화점은 모두 중국산 제품으로 채워졌다. 평양의 관광가이드는 중국 여행객에게 “우리나라에 가장 귀한 손님이 오셨다”고 말한다는 것.

다만 중국 관광객의 반응은 좀 미지근하다. 한 중국인 관광객이 북한에서 방영되는 중국 드라마는 개혁개방 이전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고 말하자 북한 관광가이드는 움찔하면서 입을 닫았다고 한다. 이 주간지는 북한에서 ‘개혁개방’은 여전히 민감한 단어라고 추정했다. 다만 평양의 밤거리에 주민들이 김치 등을 만들어 몰래 파는 모습이 보이는 등 시장경제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도 22일 ‘양강도 대홍단군의 간부’의 말을 인용해 주민에게 노동당 창당일에 이틀 치 식량과 여러 가지 생필품이 국정가격으로 공급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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