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만에 생환 당시 떠올라”
사진 제공 서울신문
갱도에서 한 사람 두 사람 구조되는 광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생환 당시가 또렷하게 떠올랐다. 사고는 1967년 8월 22일 충남 청양군 남양면(옛 사양면) 구룡리 구봉금광에서 갱도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로 광원이었던 김 씨가 수직갱도에 갇히면서 일어났다.
“밥이 제일 먼저 생각났고, 그 다음으로 마누라와 어린 자식들이 떠오르더군. 열흘 정도 아무것도 먹지 못하니 몸이 말라붙어 가더라고. 갱도 한편에서 간간이 떨어지는 물방울을 도시락 뚜껑에 받아 마셨지.”
충남 청양의 구봉금광에 매몰됐다 16일 만에 생환한 김창선 씨 소식을 전한 1967년 9월 7일자 동아일보 지면. 김 씨는 이번 칠레 광원 생환에 대해 “꼭 살아야 한다는 희망이 매몰된 칠레 광원들을 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그는 생환 이후 부여 제사공장과 논산 식품공장에서 65세까지 일하다 현재는 부여읍 쌍북리에서 부인 김금순 씨(74)와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다. 김 씨는 구조 당시 일부 언론을 통해 성이 양 씨로 알려진 데 대해 “황해도 출신으로 1·4후퇴 때 내려와 군대에 갔는데 병역기록에 잘못 기재되는 바람에 각종 기록이 양 씨로 됐다”며 “구조 이후 김 씨 성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부여=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