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명이 먹을 만큼 지구촌 식량은 넘치는데…
■ 이슈 따라잡기 ■
동아일보 자료사진
여러분이 살을 빼기 위해, 혹은 맛이 없다고 음식을 남기거나 버릴 때에도 배가 고파서 죽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감이 잘 나지 않지요? 수치로 확인하면 더욱 놀랍습니다. 세계 인구의 7분의 1이 만성 영양실조 상태에 있습니다. 5초마다 10세 미만의 어린이 한 명이 기아 또는 영양 결핍으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갑니다. 2007년 기아로 사망한 사람의 수가 같은 해 일어난 모든 전쟁의 사망자를 더한 수보다 많았습니다.
광고 로드중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서 빈곤의 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장 지글러는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아의 실태와 원인에 대해 아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그의 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아빠, 식량은 많다는데 왜 굶어죽는 사람이 있어요?”라는 아들의 질문에 대한 아버지의 답입니다.
■ 책 속에서 키워드 찾기 ■
*****
“서구의 부자 나라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신화가 있어. 그것은 바로 자연도태설이지. 이것은 정말 가혹한 신화가 아닐 수 없어. 이성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류의 6분의 1이 기아에 희생당하는 것을 너무도 안타까워해. 하지만 일부의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불행한 장점도 있다고 믿고 있단다. 그러니까 점점 높아지는 지구의 인구밀도를 기근이 적당히 조절하고 있다고 보는 거야. 그런 사람들은 기아를 자연이 고안해낸 지혜로 여긴단다. 산소 부족과 과잉인구에 따른 치명적인 영향으로 인해 우리 모두가 죽지 않도록 자연 스스로 주기적으로 과잉의 생물을 제거한다는 거야.”(38쪽)
*****
광고 로드중
*****
*****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국가가 국민의 빈곤을 해결해줄 수 없는 실정이 악순환을 야기합니다. 식량이 부족하면 식량을 재배하면 되지 않을까요? 세계 곳곳엔 개간할 수 있는 땅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세네갈은 남한의 두 배의 영토에 인구는 1200만 명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는 또 하나의 까다로운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식민지 정책’입니다.
*****
“세네갈은 프랑스 식민지였는데 오로지 땅콩 농사에만 매달리도록 강요받았어. 그래서 지금까지도 이런 수출만을 위한 단일경작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농민들은 방대한 양의 땅콩을 생산해. 그리고 정부는 그것을 사들여 유럽으로 수출하지. 세네갈 정부는 땅콩을 수출해서 벌어들인 수입의 일부를 태국이나 캄보디아, 혹은 그 밖의 나라에서 쌀을 대량으로 구입하지. 세네갈의 주식은 쌀이거든. 세네갈의 국민들은 무척 부지런해서 식량을 자급자족할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식량을 수입해야만 하는 시스템이 되어있지. 그래서 전통적으로 매우 근면한 농민들과 비옥한 땅을 가진 나라에서 식량부족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거야.”(133∼135쪽)
*****
2005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회의에서 156개국의 세계 정상들이 모여 ‘새천년 개발목표(MDG)’를 정했습니다. 기아와의 전쟁을 제일의 목표로 삼고 기아 사망자 수를 2015년까지 최소한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목표는 실현될까요. 언제쯤 달력에서 ‘세계 빈곤퇴치의 날’이 사라지게 될까요.
광고 로드중
단기간에 빈곤을 극복하고 원조 공여국이 된 우리나라는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1000자로 생각을 정리해보세요.
기자의 e메일로 위의 생각을 정리한 글을 보내준 독자 중 다섯 분을 선정해 책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