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등 식수원오염 비상…헝가리 “확산 막아라” 軍동원
AP통신에 따르면 슬러지는 이날 정오 다뉴브 강 지류인 라버 강을 거쳐 다뉴브 강 본류에 도달했다. 도브손 티보르 지역방재 책임자는 헝가리 MTI 통신에 “물고기가 죽었고 식물들도 구해낼 수 없었다”며 “머르철 강의 여러 곳에서 알칼리 농도를 낮추기 위해 산(酸)과 석고 반죽을 쏟아 부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물속에 녹아있는 수소이온농도(pH)가 현재 10 이하로 떨어지는 등 독성 수치가 낮아지고 있어 추가적인 환경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헝가리 과학아카데미도 “성분 샘플을 검사한 결과 중금속 성분이 환경에 재앙을 미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이번 사고를 최근 30년간 유럽에서 발생한 3대 환경재난 중 하나로 규정하고 헝가리 정부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을 촉구했다. 하류 국가들도 피해를 우려해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헝가리에 조속한 수습을 촉구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
동시에 슬러지가 휩쓴 마을과 경작지에 대한 정화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헝가리 당국은 앞으로 슬러지가 거쳐 간 40km² 지역에서 토양 표면 2cm 두께의 흙을 모두 제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년 이상의 기간과 10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고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으며, 120여 명이 병원에서 슬러지 접촉의 결과로 초래된 화학적 화상을 치료받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