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숲을 가꾸는데 산불만큼 무서운 게 나무 전염병입니다. 최근 토종잣나무가 세계 3대 나무 전염병으로 꼽히는 잣나무털녹병에 저항성이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구가인 앵커) 토종잣나무의 유전자를 이용하면 질병에 강한 잣나무 품종을 육성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 식물학계가 한국잣나무를 새로운 해결책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 이영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광고 로드중
강원도 평창군 가리왕산. 잎이 누렇게 변하고 나무껍질이 두드러기처럼 부풀어 오른 잣나무가 눈에 띕니다. 잣나무털녹병에 감염된 나무입니다.
가을철 주로 발생하는 잣나무털녹병은 나무의 줄기부터 서서히 퍼져 2~4년 이내에 나무 전체를 말려 죽입니다. 감염된 잣나무는 봄이 되면 다시 주변 관목에 균을 퍼트려 피해를 확산시킵니다.
잣나무털녹병은 미국 북부지역과 유럽에서는 피해가 심각합니다. 미국의 경우 천연 잣나무 숲이 이 병으로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발병률이 1% 미만으로 극히 낮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미국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토종잣나무가 전 세계 잣나무 중 잣나무털녹병에 대한 저항성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인터뷰) 우관수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세계 잣나무 20여 종에 잣나무털녹병균을 접종했더니 외국 잣나무는 20~80%가 병에 걸리는 데 비해 토종잣나무는 1% 미만이 걸렸습니다. 저항성이 높다고 볼 수 있죠."
광고 로드중
병원균에 저항성이 높은 수종을 저항성이 낮은 수종과 교배하면 다음 대에는 내성이 높은 잣나무 품종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8월 말 열린 세계산림과학대회에서는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잣나무 관련 학자들이 모여 토종잣나무의 내병성 유전자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내년부터 외국 연구팀과 함께 토종잣나무의 유전자를 활용해 저항성 높은 잣나무 품종을 육성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우관수 박사 / 국립산림과학원
"잣나무털녹병에 저항성을 가진 품종을 육성해서 보급하면 다른 나라가 이것을 이용할 때 개발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과 토종잣나무의 유전자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광고 로드중
강원도 평창에서 동아사이언스 이영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