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경(京) 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치)'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개인과 기업, 금융회사, 정부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금융자산은 3개월 전보다 255조 원(2.6%) 증가한 1경3조6000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인 1063조 원의 9.4배에 이르는 규모다. 총 부채는 9999조2000억 원으로 3개월 전에 비해 251조 원이 늘어 1경 원에 육박했다. 한은 측은 "경제규모가 커지고 금융산업이 발달하면서 총 금융자산이 1경 원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국내 인터넷 뱅킹의 연간 거래 금액이나 파생상품 거래액에서도 '경' 단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면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통계에서 경 단위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이에 따라 1000원이나 100원을 1원으로 절하하는 식의 화폐단위 변경(디노미네이션)이 다시 논의될지 주목된다. 디노미네이션은 2004년경 화폐단위변경법 발의가 추진되며 논의됐다가 사회적인 공감대 부족 등을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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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를 제외한 기업의 금융자산은 6월 말 현재 1030조4000억 원으로 3개월 전에 비해 29조9000억 원 늘었다. 부채는 1283조4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28조3000억 원 증가했다. 자산이 부채보다 늘어난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달러 가치 상승)으로 달러화로 표시된 자산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京):
장부에서나 볼 수 있는 생소한 단위인 경(京)은 조(兆)의 만 배가 되는 수(1016)의 단위다. 1에 공이 16개나 붙는다. 즉 1경은 1만 조이다. 경을 넘어선 단위로는 해, 서, 양 등의 단위가 있다. 1해는 1만 경, 1서는 1만 해, 1양은 1만 서이다.
조은아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