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산지는 지금, 물량 맞추기 밤낮없다
“사장님, 꽃게 있어요? ‘물게(톱밥 작업을 하지 않고 해수에 담은 꽃게)’라도 좋아요. 지금 바로 중계점으로 보내주세요. 되도록 빨리요.”
19일 충남 태안군 신진항에 있는 꽃게 포장 작업장에서 작업자들이 신속한 손놀림으로 꽃게를 선별하고 있다. 사진 제공 롯데마트
○ 가을 꽃게 확보 경쟁 치열
이번 가을 꽃게 출하를 맞아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19∼25일 꽃게를 산지보다도 싸게 파는 ‘꽃게 전쟁’을 벌이는 바람에 서해안 꽃게 산지는 밤낮이 따로 없어졌다. 롯데마트는 신진항에서 작업을 하고 이마트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항을 ‘베이스’로 삼았다. 신진항에서 만난 한 어부는 “대형마트 한 업체에서만 행사를 한다면 공급에 큰 무리가 없지만 업체 두 곳 이상이 달려들면 워낙 대량 주문이라 물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꽃게 행사를 시작한 19일 롯데마트 전 점포에서 주문이 들어온 물량은 활꽃게 3kg 상자 4000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20일 주문은 1만 상자가 들어왔다. 매매가 약 3억 원어치로 롯데마트 평일 수산물 전체 판매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 신선한 꽃게 공급 구슬땀
올해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활꽃게의 공급이 쉽지 않다. 무더위 탓에 꽃게의 폐사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의 매장까지 싱싱한 상태로 운반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꽃게 잡이 어선은 육지에서 5∼10시간 걸리는 먼바다에 상주한다. 운반선이 각 배를 다니며 잡은 꽃게를 거둬 항구로 가져온다.
꽃게를 크기별로 선별해 상자에 담기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모래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쓰는 톱밥도 냉동실에서 꺼낸 냉(冷)톱밥을 쓴다. 그 위에 아이스팩을 얹고 냉장설비를 갖춘 차로 대형마트 물류센터까지 운반한다. 오전 1시 정도까지 물류센터에 도착하면 전국 각지의 매장이 문을 열기 전에 꽃게를 배송할 수 있다.
신진도=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