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모임 전국화-세계화 현상 뚜렷입시정보-인맥쌓기 등 ‘규모의 효과’ 톡톡
전국고등학교경제연합(UHEC) 회원들은 이달 초 서울 마포구 초등학생 80여 명을 대상으로 경제캠프를 열었다.
동아리도 이젠 네트워크 시대다. 전국 청소년 정치외교 연합인 ‘유패드(YUPAD)’, 대한민국 청소년 토론 패널 ‘키포드(KYPOD)’, 전국 고등학교 경제연합 ‘유헥(UHEC)’ 등 전국에서 회원을 모집하거나 전국 단위로 연합해 활동하는 청소년 동아리가 최근 1, 2년 사이 부쩍 늘었다. 교내 소규모 동아리 또는 지역 내 연합동아리에 머물지 않고 전국,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
동아리 모임의 규모가 커진 데는 인터넷의 발달이 결정적이다. 물리적 거리가 먼 회원들은 주로 온라인에서 만나 대표자 회의를 진행하고 활동을 기획한다. 단체 안에서도 부서를 나누는 등 체계적인 조직구성을 갖추고 있다. 급기야 5월경엔 학생 특별활동 모임 간 네트워크 구축을 돕는 커뮤니티 사이트 ‘유테카’가 문을 열었다. 연합동아리 출신의 9명이 만든 것으로, 벌써 20여 개국, 280여 개 모임이 사이트 내에 개설됐을 정도다.
김운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 고등학생들은 인터넷 환경에서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라면서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커다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두려움이 없으며 모바일 PC 등 기술적 기반이 발달할수록 청소년 모임의 전국 규모화 현상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더 크고 다양한 경험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와 번역 작업을 함께 한 전국청소년정치외교연합(YUPAD).▲▲중고교연합환경동아리 ‘누리랑’은 재생종이 노트를 직접 제작해 길거리 판매를 한다.
유헥은 이달 초 서울 마포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80여 명을 대상으로 3일 간 ‘제1회 새싹경제캠프’를 열었다. 5개월의 준비기간에 전국에 흩어져 있는 회원들이 카페 게시판에 아이디어를 올리면 댓글을 다는 식으로 회의가 이뤄졌다. 그렇게 모인 의견으로 커리큘럼과 교재가 마련됐다.
박지훈 유헥 회장(17·서울 대원외고 2)은 “대표성을 띤 동아리로 성장하면서 장소나 금전적 후원 등 다른 기관의 협조를 받는 것이 수월해졌다”면서 “이번에 만든 커리큘럼과 교재를 활용해 학교 단위의 개별동아리가 그 지역의 복지관에서 비슷한 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외고 동아리 장인 지연주 양(17)은 “모임 인지도가 높아져 외국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연합 활동을 건의하는 등 관심 분야에서 더욱 다양한 경험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 전국적, 세계적으로 쌓는 인맥
학교 안에서는 만날 수 없는 각양각색의 친구들, 선후배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특목고·일반계고·실업계고가 어우러지고 전 지역 학생을 만나기 때문에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고 내면이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
연합환경동아리 ‘누리랑’에는 서울·경기 지역 14개 중고교 학생이 속해 있다. 매달 두 번씩 아름다운가게 장터에서 중고 물품을 판매하고 직접 제작한 재생종이 노트를 번화가에서 판매하는 활동을 한다.
동아리의 인적 네트워크는 진로를 탐색하거나 입시 정보를 얻는 소중한 자원이 되기도 한다. 이도언 히프코 회장이 그러한 예. 이 양이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이란 사실을 알고선 히프코 미국 지부의 유학생 한 명이 대입에 필요한 모범 에세이 5편을 보내주었다. 이 양이 고려 중인 대학들에 관한 생생한 현장 정보도 알려줬다. 이 양은 “입시정보 외에도 다양한 지역에서의 별별 경험을 공유하며 진로에 대한 영감과 자극을 얻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16개 고교생 연합 학생기자단을 지도하는 세종고 김유동 교사는 “규모가 큰 동아리에서 적극적으로 기록을 남겨 정리한다면 희망 학과로 진학할 때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알 림] 특목고 판도 예측 및 고교 전략 설명회 5대 도시서 개최
동아일보사와 특목고 영재교육원 입시 전문업체 ㈜하늘교육이 공동 주최하는 ‘특목고 판도 예측 및 고교 전략 설명회’가 26일 오후 2시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을 시작으로 대전(27일 오전 11시) 광주(27일 오후 4시) 대구(30일 오전 11시) 부산(30일 오후 4시) 등 5개 도시에서 열린다. 초중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이번 설명회에선 △외고 입시판도 예측 및 합격선 추정 △2011 과학영재학교 입시 분석에 따른 과학고 대비전략 등을 집중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교육 홈페이지(www.edusky.co.kr) 참조. 문의 02-761-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