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는 염려와 안쓰러움, 그리고 편견과 우월감이 뒤섞여 있다. 염려와 안쓰러움은 결혼이주여성 중에 남편을 비롯한 가족과 불화에 시달리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면서 축적된 감정이다.
국민의 우려와는 달리 그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해 정부가 다문화가정을 조사한 결과 57%가 현재의 결혼생활에 만족한다고 나타났다. 한국인 부부의 결혼 만족도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실제로 필자 가족과 멘터링 관계를 맺은 몽골 여성의 한국인 남편은 부인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늘 표현하고 싶어한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금실이 좋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현실로 다가온 다문화사회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지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 결혼이주여성이 농촌 총각에게 행복한 가정을 선물하고 저출산 문제 해소에 기여하지만 언어 문제나 경제적 이유로 힘들어하는 것도 현실이다. 정부는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그들의 자녀가 미래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먼저 전국에 산재한 171개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기능을 보강하여 한국어 등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교육은 물론 취업훈련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이 일자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지원주체 간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 언론사 및 사회단체가 다문화가정 지원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 깊이 감사드리면서 앞으로는 다문화가정의 수요를 반영하여 다양하게 지원을 하되 중복지원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의 역할을 조정해 나가고자 한다. 지난 시절 대한민국의 우수한 젊은이가 선진국으로 진출하여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랑스러운 교민으로 성공했다. 지금부터는 한국에 오는 외국인이 꿈을 이루도록 기회를 만들어 줄 차례이다.
김교식 여성가족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