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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미소잃은 얼굴, 미소금융으로 다시 활짝

입력 | 2010-08-23 03:00:00

■ 1800명에 151억 희망대출




‘고광택’ 사장 소균태 씨(31)는 지난해까지도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였다. 공업고등학교 자동차학과를 졸업하고 차량 광택 기술을 익힌 소 씨는 2001년 4000만 원을 투자해 공동 창업을 했다. 1년가량 됐을 때 건물주가 건물을 매각하는 바람에 500만 원만 받고 가게를 비워줘야 했다. 이후 투자한 대게요릿집도 실패했다. 소 씨는 2003년 신용불량자 명단에 올랐다.

소 씨는 다시 경기 광명시 하안동 차량광택업소에서 직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2008년 결혼한 아내와 맞벌이를 하며 성실하게 빚을 갚았지만 2년 반이 된 지난겨울 갑자기 허리를 다쳐 두 달 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소 씨가 일하던 자리에는 다른 직원이 채용돼 소 씨가 돌아갈 자리는 없었다. 다시 차량광택업소를 차리고 싶었지만 신용이 문제였다. 착실히 빚을 갚아 2009년 여름 신용을 회복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소 씨의 신용등급은 7등급. 그간 익힌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에는 자신이 생겼지만 가게 보증금 2000만 원을 고리로 빌리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전 재산인 전세금을 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1인당 평균 대출금액 838만 원

“3월 매출은 600만 원 정도 됐고, 지금은 한 달에 1300만 원 정도 돼요. 꿈같은 일이죠.”

소 씨에게 희망이 된 것은 미소금융의 창업임차자금이었다. 신문을 보고 미소금융을 알게 된 소 씨는 연이자 4.5%에 4년 상환 조건으로 SK미소금융재단으로부터 2000만 원을 빌리고 모아뒀던 돈을 합해 2월 하안동 중고차 매매단지 한쪽에 33m²(약 10평)가량의 가게를 냈다. 오전 8시 가게 문을 열어 하루에 12시간, 일이 밀릴 때는 20시간을 일한다. 손이 달리자 직원도 1명 채용했다.

“미소금융이 없었으면 창업이 훨씬 어려웠을 거예요.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창업 초기에 6개월 거치기간을 거쳐 상환하니까 부담도 적죠.”

20일 하안동 가게에서 만난 소 씨는 “지금처럼만 장사가 되면 내년에는 가게를 넓히고 직원도 1명 더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www.smilemicrobank.or.kr)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전국 56개 미소금융 지점에서 모두 1824명이 151억2000만 원을 빌렸다.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창업자금 1802만 원, 기타 영업자금 620만 원이고 전체 평균은 838만 원으로 집계됐다.

○ 찾아가는 미소금융 등 활기

“더덕 한 근에 깐 거는 8000원, 안 깐 거는 6000원이에요.”

20일 광명시 광명동 광명시장에서 만난 ‘도라지 할머니’ 장순임 씨(77)가 밝은 얼굴로 손님을 맞았다. 장 씨는 아직 광명시장이 지금처럼 커지지 않던 30년 전부터 고무통에 도라지를 담아 돌아다니며 행상을 했다. 18년 전부터는 시장 한쪽에 노점을 열고 몸이 불편한 아들을 대신해 손자손녀를 키웠다. 올 5월 팔 물건을 사올 돈이 부족했던 장 씨에게 시장을 돌아다니며 미소금융을 홍보하던 직원이 눈에 띄었다.

장 씨는 소액을 마을금고에 예금했을 뿐 은행과 여신거래를 해본 적이 전혀 없는 신용등급 ‘0등급’. 은행 대출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미소금융에서 무등록사업자지원자금 500만 원을 연이자 2%로 빌릴 수 있었다. 장 씨는 “노점이라 자리를 비우고 낮에 은행가기도 어려웠는데 출장 상담 덕에 간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각 기업·은행권 미소금융재단들은 전통시장 이동상담소 등 미소금융 실수요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창업자금, 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 등 기존 대출 상품뿐 아니라 1t 이하 용달화물사업자들에게 용달차 구입자금(SK)을 대출하는 등 특화상품도 늘고 있다. 문의는 각 재단 인터넷 홈페이지나 미소금융중앙재단(1600-3500)으로 하면 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최근 미소금융재단으로부터 각각 창업임차자금과 무등록사업자지원자금 대출을 받은 광택업자 소균태 씨(왼쪽)와 야채노점상 장순임 씨가 20일 각자의 일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 SK미소금융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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