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당혹’… 지경부 ‘술렁’… 고용노동부 ‘고무’
《이명박 대통령은 3기 개각의 경제 분야에서 ‘안정 기조’를 선택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수장을 모두 유임시켰고 4대강 사업과 관련된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장관도 유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친서민 기조와 4대강 사업이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식경제부 수장이 바뀌자 지경부 공무원들은 크게 놀라는 모습이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의외의 인물이 장관으로 내정돼 하루 종일 술렁거렸다.》
○ 지경부 ‘당혹 후 안도’
지경부는 지난해 9월 취임한 최경환 장관이 재임 기간 채 1년이 되지 않아 이번 개각에서 물러나자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하지만 신임 장관으로 이재훈 전 지경부 차관이 임명됐다는 점에는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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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3월 물러난 임채민 전 지경부 1차관이 국무총리실장으로 입각한 것에 대해서도 지경부 관료들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국세청은 1년 만에 ‘내부 출신’인 이현동 차장이 청장 내정자로 지명된 것에 크게 만족해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국세청 개혁을 주도했고 동시에 국세청의 업무 프로세스와 직원들의 고충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며 “이 내정자가 청장에 취임하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다시 한 번 조직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도 전임 임태희 장관(현 대통령실장)에 이어 정권 실세가 거듭 장관 후보로 내정된 것에 고무됐다. 더욱이 임 전 장관이 대통령실장으로 청와대에 포진한 상태에서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박재완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 고용노동부 장관에 내정되자 앞으로의 정책 조율은 물론 부처 위상도 상당히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되자 8일 복지부 주변에서는 국정 현안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차분한 업무 실행을 기대했다. 진 의원이 복지부 장관으로 오를 것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나왔기 때문에 복지부 일각에서는 유·불리를 따지는 공무원들도 눈에 띄었다. 한 공무원은 “진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한 것은 아니지만,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내면서 복지 현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업무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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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경제부처 유임
8일 국무총리를 비롯한 주요 부처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이명박 정부의 3기 내각이 출범했다. 정부과천청사에 입주한 부처 가운데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장관이 바뀌었고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장관 등은 유임됐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삼각편대의 수장인 윤증현 장관의 경우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초에 취임해 산적한 현안을 무난하게 풀어온 데다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의장국의 주무 장관으로서 매듭을 지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어 오래전부터 유임이 점쳐져 왔다. 재정부 인사들도 “이미 예상된 인사”라는 반응이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과 김종창 금감원장이 유임된 것도 예상됐던 인사였다. 이에 따라 금융위와 금감원은 대규모 개각에도 별 동요 없이 평온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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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이번 개각에서 유임되자 “4대강 사업의 강력한 추진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장관은 이번 정부 들어 재임기간이 2년 6개월이나 된 역대 ‘최장수’ 장관이면서 세종시 수정안 실패와 부동산 거래 침체, 인적 쇄신 등을 이유로 이번 개각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세종시 수정안 추진은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현 정부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4대강과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수장으로서 정 장관이 반대 공세에도 뚝심 있게 대처한 것이 청와대에 신뢰를 줬다는 평가가 많다.
이 장관 역시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환경단체의 반발을 잘 조정해 업무를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