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령기로 알려진 20대 후반 여성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용찬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펴낸 '결혼과 출산율' 보고서에 따르면 25~29세 여성의 미혼율이 1975년 11.8%에서 2005년에는 59.1%로 높아졌습니다. 이 연령대의 여성 세 명 중 두 명은 미혼으로 30대를 맞는 것입니다.
20대 초반(20¤24세) 여성의 미혼율은 같은 기간 62.5%에서 93.7%로 높아졌습니다. 상대적으로 30대 결혼은 늘었습니다. 30대 초반(30¤34세) 여성은 2.1%에서 19%로, 30대 후반(35¤39세) 여성은 0.7%에서 7.6%로 높아졌습니다.
그 배경에는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혼여성 3585명과 미혼남녀 3314명을 대상으로 한 결혼 및 출산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는 데 기혼자는 14.1%, 미혼자는 20.3%만이 동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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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혼율이 높다는 것은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봉쇄되고 저출산이 구조화됨을 시사합니다. 이번 조사에서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교육 등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54.9%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런 가치관의 변화는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정부개입의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많은 응답률(31.9%)을 보인 실업이나 고용불안, 소득이나 결혼비용에 대한 부담은 경제와 관련된 사항입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있어야 결혼도 생각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경제 살리기야말로 최고의 저출산 대책입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