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계속 증가… 착공건수 두달째 감소세제 지원책 4월로 끝나자 급속 냉각
주요 도시의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고 팔리지 않는 주택이 쌓여가면서 건설업체들은 주택 신축 계획을 속속 철회하고 있다. 특히 주택 시장을 살리기 위한 미국 정부의 세제 지원책이 올 4월로 끝나자 시장은 더욱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20일 발표한 지난달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45만4000채(연간 환산 기준)로 전달에 비해 0.7% 감소했다. 주택시장의 버블이 터지기 전인 2006년(147만 채)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미래 전망은 더 어둡다. 주택 신축 허가 건수 역시 올 4월부터 큰 폭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주택 재고(팔리지 않은 매물) 문제는 캘리포니아 지역이 가장 심각하다. 부동산컨설팅 회사인 존번스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샌디에이고의 주택 재고는 1년 전보다 33%나 늘었고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카운티도 각각 19%, 15% 증가했다. 이 같은 재고 물량의 증가는 주택 가격을 더욱 끌어내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낮은 금리도 주택 수요를 늘리는 데는 별다른 역할을 못하고 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만기 평균 모기지 금리(고정금리)는 4.57%로 1971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았다. 그러나 주택 구입 모기지 수요는 지난 2개월간 44%나 급감하면서 14년내 최저치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신규 주택 구입자에게 최대 8000달러의 세금 혜택을 주는 세제 지원책이 올 4월로 종료됨에 따라 부동산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19일 발표한 이달 주택시장지수는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NAHB의 밥 존스 의장은 “세제 지원 기간에 주택 판매가 집중됐기 때문에 한동안 주택 시장은 소강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여기에 경제 전반과 일자리 시장의 불안감까지 겹쳐 주택 수요자들이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