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있는 상황-행동이 사고 활성화… 개념이해 더 깊게 만들어줘
아이들은 ‘안다’라는 표현을 쉽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 중에는 단순히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고 판단되거나 교과서에서 본 것 같은 내용이라고 생각될 때도 ‘안다’고 대답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아이가 정말로 안다고 보기 힘들다. 그 의미까지 정확히 이해해야 비로소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안다’고 대답한 아이가 해당 문제를 종종 틀리는 이유는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단순히 아는 수준을 넘어 이해하는 수준에 이를 수 있을까? 여기에 딱 맞는 격언이 하나 있다. ‘듣기만 한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되지만, 해 본 것은 이해할 수 있다’가 그것. 이 격언은 학습자의 능동적 참여가 긍정적 학습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수학은 개념과 원리를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보고 듣는 방법만으로는 앎의 완성을 꾀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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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대개 길을 잘 찾지 못하는 사람은 찾아가려는 장소에만 지나치게 몰두한 탓에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길을 잘 찾는 사람은 목적지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건물이나 환경도 기억한다.
다시 수학 공부로 화제를 돌려보자.
아이들은 수학 문제를 풀 때만 공책이나 연습장을 사용해 일종의 ‘쓰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문제를 풀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영어 단어를 외우거나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와 달리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를 학습할 때 ‘쓰기’를 하는 초등학생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교과서에 나오는 약속하기 등의 수학적 정의를 외워서 그대로 써 보는 방식은 효과적이지 않다. 교과서에 제시된 용어나 기호가 아닌, 아이가 자신이 이해한 대로 어떻게든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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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쓰기 활동에서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가 쓴 내용 중 잘못된 개념만 바로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쓰기 방법은 잘못 됐어” “서술형 문제에 대비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등 아이를 다그치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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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시매쓰수학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