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이광재, 취임해도 업무 배제 “시군 방문 활동”…행안부와 마찰 우려
1일 0시 민선 5기가 출범하면 강원도에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30일 기준)가 1일 오전 10시 강원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취임식을 갖지만 도지사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당선자는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가 선고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한다’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직무가 정지된다.
강원도는 직무정지 사태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지사 권한 대행인 강기창 행정부지사 체제의 도정을 준비해 왔다. 이 당선자를 위한 예우는 취임식과 당일 차량 지원뿐 업무에서는 완전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집무실에 비치될 이 당선자의 명패도 만들지 않았다. 각종 상장과 표창에는 이 당선자의 이름 없이 ‘강원도지사’만 기록하기로 했다. 이 지사는 관사, 집무실, 관용차도 사용할 수 없다. 보수는 지방공무원 규정에 따라 3개월은 연봉의 70%, 그 이후에는 40%를 받는다.
이 당선자는 “무리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처신하겠다”고 밝혀 출근 강행 등의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중앙정부나 시군 현장을 방문하는 일은 계속하겠다”고 밝혀 직무 범위를 놓고 도나 행정안전부와의 마찰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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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당선자의 취임식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조순 전 경제부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권 여사는 취임식이 끝난 뒤 오후 3시 충남도청에서 열리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의 취임식에도 참석한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