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급격한 환율변동 없을 것” 속도조절 시사금융시장 “시간벌기” “핫머니 차단” 해석 분분
19일 중국이 ‘위안화 환율 형성 체제 개혁’을 선언했지만 미국 등 서방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의지에 대해 의구심이 높은 가운데 21일 상하이(上海)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7976위안에 마감돼 직전 거래일인 18일 6.8261위안보다 0.42% 내려갔다(평가절상). 이는 2005년 7월 21일 중국이 환율 제도를 복수바스켓통화 변동환율제도로 바꾼 지 5년 만에 최저치다.
절상 전망에 따른 위안화 수요 증가와 함께 23∼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임박해 중국 당국이 인위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금융시장은 중국 당국의 특별한 개입 움직임이 없고 환차익을 노린 핫머니(환율 변동에 따른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자금)까지 유입되면 위안화는 더욱 절상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외환시장의 절상 움직임에 중국 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과 21일 달러당 6.8275위안이었던 런민(人民)은행 고시 환율이 22일 어떻게 바뀔지가 관심이다.
시장은 이렇게 움직였지만 중국 당국은 20일 “급격한 위안화 환율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하는 각국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시간벌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20일 홈페이지에서 “현재 위안화 환율이 대폭 변동할 이유가 없다”며 “크게 변동하면 중국 경제의 금융안정에 큰 충격을 주어 중국의 근본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20일 “많은 중국인들은 외국의 환율절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위안화 환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주권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이 위안화 환율 개혁을 발표한 뒤 중국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상을 기대한 핫머니의 유입을 막기 위해 20일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해석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21일 이번 조치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2008년 7월 이후 사실상 달러화에 고정시켜온 위안화 환율을 변동시키겠다는 선언에 불과할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위안화 환율이 평가절상되어야 한다는 논란을 진정시키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