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례에 사용되는 항아리 가운데 용이 그려진 왕실용 대형 항아리(용준·龍樽)에선 조선 왕실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백자 표면을 가득 채운 구름과 용무늬가 특히 당당하다. 백자 달항아리에선 조선시대 사람들의 넉넉하고 검박한 심성을, 사군자(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나 새 등을 그려 넣은 청화백자에선 조선 선비들의 깨끗한 품성을 읽을 수 있다. 매화 가지 위에 앉은 새를 그려 넣은 국보 170호 백자 항아리의 경우, 한 편의 단아한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정조 임금의 친족들의 무덤 부장품으로 사용된 백자 항아리는 왕실의 내세관을 보여 주기도 한다. 사후에도 삶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을 담아두는 항아리가 필요하다는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02-2077-9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