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흡연은 세계 많은 나라가 주목하는 문제이다. 날로 늘어나는 여성 흡연자의 인권과 건강문제, 담배회사의 마케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와 연관이 있다. 여성은 생리적 특성상 남자보다 금연이 더 어렵다고 알려졌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생리 전후 흡연 욕구가 증가한다. 금연을 하다가도 이 시기를 전후해 흡연을 다시 한다고 한다. 여성의 금연은 그래서 더욱 어렵고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필자는 직업상 반드시 금연을 하고 싶어 하는 혹은 해야만 하는 환자를 자주 대한다. 그러나 금연은 생각보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금연 3수생도 많이 보지만 큰 병을 진단받고도 흡연 욕구를 참지 못해 몰래 담배를 피우거나 병이 악화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금연은 헤로인 코카인 알코올을 끊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중독성 질환이다. 그래서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흡연을 중독성 질환으로 규정하고 치료를 적극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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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선 공중보건을 위한 방법과 개인 흡연치료를 위한 방법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오랫동안 정부가 추진한 금연구역 확대나 담배가격 인상 등 공중보건적 금연정책은 흡연율을 감소시켰다. 그러나 흡연 감소율은 제자리를 맴돌다가 지난해부터 약간씩 상승하고 있다. 공중보건적 정책만으로는 한계점에 이르렀다. 이제는 흡연자의 개인치료를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공공금연정책은 선진국 못지않지만 개인의 금연치료에서는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다. 공공을 위한 금연정책 외에 금연을 돕는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낮다. 선진국에서 흡연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건강보험 급여를 지원하는 모습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흡연은 고혈압과 같은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보험급여를 적용하여 적극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금연 관련 치료에 보험을 적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에는 매우 부담스럽다. 금연을 빨리 하면 할수록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더 큰 질환으로 인한 삶의 질 문제와 경제적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체계화된 금연 상담과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개인에게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합리적 제도 마련을 서두를 때다. 개인의 노력 못지않게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재열 중앙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