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메이지 유신’이라는 국민의 기대를 받으며 집권한 하토야마 총리가 어제 총리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정권 출범 후 약 8개월 반 만에 물러나는 단명(短命)이다. 민주당 정권의 최대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도 퇴진 의사를 표명했다. 자민당 정권의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총리에 이어 하토야마 총리까지 4명의 총리가 잇달아 임기 1년도 못 넘기고 물러났다. 일본 정치의 불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정국(政局)은 격랑에 휩싸였다.
▷하토야마 정권의 몰락을 불러온 것은 경험 및 리더십 부족, 정책 혼선과 신뢰감 추락이었다. 민주당은 ‘깨끗한 정치’를 내걸고 정권을 잡았지만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민당 정권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작년 총선 과정에서 공약한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는 최대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 악화만 부르고 원상 복귀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잦은 말 바꾸기와 ‘가벼운 입’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설상가상으로 경제 회복 조짐도 미미하다. 최근 내각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하토야마 정권은 ‘식물 정권’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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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