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와인박람회에 모인 32개국 업체, 아시아용 특제품으로 유혹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인 박람회 가운데 하나인 빈엑스포(VINEXPO)가 지난달 25∼27일 홍콩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당초 홀수 해에 프랑스에서만 개최되던 빈엑스포는 1996년부터 짝수 해에는 프랑스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중국, 한국, 홍콩 등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와인 시장을 겨냥해 홍콩에서 개최됐다.
○ 아시아 ‘블루 오션’ 노린 빈엑스포
빈엑스포는 2년마다 한 번씩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인 박람회다. 1996년부터는 프랑스에서 열리지 않는 짝수 해에 미국, 홍콩 등 다른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갈수록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홍콩에서 열렸다.
전 세계 와인시장은 하향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유럽-아메리카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시아 시장으로 크게 구분된다. 프랑스는 이미 와인 소비가 감소하고 있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1% 미만, 독일과 아르헨티나 등은 1% 안팎의 성장에 그치고 있다.
○ ‘보르도 3총사’ 눈길
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이번 엑스포에서 선보인 ‘아시아 시장을 위한 특별 제품(Special products for the Asian market)’에서도 잘 나타난다. 특히 이번에 처음 나온 프랑스 ‘베르나르 마그레’가 생산한 2008년 빈티지 3종류는 ‘보르도 3총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한국인들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총사는 △메종 마그레즈 △르 보르도 드 베르나르 마그레 △레제르브 드 파미유다. 모두 오래 숙성된 깊은 맛은 없지만 상큼하다는 것이 특징. 아시아 시장에서는 떨떠름한 와인 고유의 맛보다는 다소 청량감이 느껴지는 맛이 각광받는다는 점을 공략 포인트로 삼을 계획이다.
역시 보르도 지역의 샤토 피크세그에서 생산한 베르제락 2001∼2008년 빈티지나, 몽트라벨 2002∼2006년 빈티지 제품은 이미 중국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한국 시장 진출을 계속 노리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칠레 와인도 빼 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제품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몬테스. 몬테스 전시관 책임자인 카를로스 세라노 씨는 “몬테스 리미티드 셀렉션 2009년 빈티지가 이번 엑스포에 처음 들고 나온 제품”이라며 “한국 시장에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국 시장에도 진출해 성공하고 있는 퍼플 에인절이나 몬테스 알파 등도 소개했다.
○ 이름이 재밌는 와인도 등장
홍콩=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와인이 고급스럽다는 생각은 한국 소비자의 장점이자 단점”
■ 빈엑스포 뒤브뢰유 조직위원장
뒤브뢰유 위원장은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지만 그것은 인구와 영토의 면적 때문”이라며 “시장의 역동성과 고급 와인 시장의 가능성 등을 보자면 한국이 더 낫다”고 했다. 2008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미 이 같은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뒤브뢰유 회장은 또 중국과 한국 외에도 아시아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나라로 홍콩을 꼽았다. 현재 홍콩의 와인 소비량은 한국보다 작지만 조만간 역전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홍콩은 주류에 대한 세금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며 “홍콩 시장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특히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기능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이번 홍콩 빈엑스포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비교적 덜 타격을 받은 아시아 국가들이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유럽-아메리카 시장보다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와인 업체들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콩=글·사진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