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페이퍼컴퍼니 이용 스위스 비밀계좌 은닉 첫 적발기업 4곳, 6224억원 소득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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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와 스위스 비밀계좌를 이용해 2000여억 원을 탈세한 기업과 사주가 적발됐다. 지금까지 국세청이 적발한 해외 탈세 중 최대 규모다. 스위스 비밀계좌를 이용한 탈세를 적발한 것도 처음이다.
국세청은 매출단가를 조작하거나 하지도 않은 용역 대가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해외 비자금을 조성해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한 A사와 이 회사의 사주 B 씨에게 세금 2137억 원을 추징했다고 25일 밝혔다. 국세청은 이 기업을 포함해 기업 4곳이 소득 6224억 원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하고 3392억 원을 추징했다. 또 관련된 사주와 기업을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통보할 예정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제조업체 A사는 해외에 설립한 현지법인과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자금을 빼돌린 뒤 이를 스위스 등지의 비밀계좌에 예치했다. 이 회사는 이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라부안, 홍콩에서 최대 7단계의 자금세탁 과정을 거친 돈을 홍콩의 선박, 필리핀의 골프장, 한국의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내외의 자산을 취득한 뒤 이를 통해 소득을 얻고도 신고하지 않았으며 조세피난처인 케이맨제도에 있는 신탁회사를 통해 세금을 내지 않고 상속까지 시도했다”며 “추징한 금액은 지금까지 적발한 해외 탈세 중 가장 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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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A사 외에도 △사주가 아는 사람에게 준 돈을 투자 손실로 처리하기 위해 미국에 위장 펀드를 만든 뒤 국내 기업에 손실을 이전한 금융회사 △해외투자를 가장해 기업 자금을 유출한 뒤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해외 고급주택을 구입하고 이를 사주와 가족들이 사용하게 한 제조업체 등을 적발했다.
국세청은 이처럼 대규모 역외 탈세가 잇달아 적발되자 지난해 11월 만든 역외탈세추적전담센터를 상설 조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해외금융계좌에 일정 금액 이상이 남아 있으면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차장은 “이번 조사 결과로 미뤄볼 때 적발되지 않은 역외 은닉 자산이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본다”며 “정보 수집을 강화하기 위해 동남아 미국 등에 정보수집 요원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