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 반응
천안함 침몰 원인이 최종적으로 밝혀지자 시민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요구했다. 20일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에 설치된 TV 앞에는 시민 100여 명이 발걸음을 멈추고 결과 발표를 지켜봤다. 초등학교 교사 차가현 씨(25·여)는 “요즘 들어 학생들이 일기장에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는 글을 쓰기도 한다”며 “소문은 무성한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국민이 더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남편이 이북 출신인 이윤옥 씨(75·여)는 “북한이 순순히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하지 않겠지만 대북정책을 통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면서도 “전쟁의 참혹함을 아는 세대로서 극단적인 사태만은 피했으면 좋겠다”며 걱정했다.
북한과 가장 근접한 곳에 살고 있는 백령도 주민들은 생업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김정섭 백령면장(52)은 “항상 겪어온 일이라 주민들의 동요는 크지 않지만 북한이 오늘 전면전 운운하며 협박하고 나섰다”며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관광객이 찾지 않는다. 조업활동에 영향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수단체는 북한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자유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무력남침행위”라며 “군사적 대응을 포함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응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유주의진보연합은 “제2의 천안함 사태를 막으려면 ‘햇볕중독’에서 벗어나 무력응징도 불사하는 전면적이고 단호한 응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