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용·39·경남 진해시 도만동)
A: 마임은 장르, 나머지는 장르서 파생한 공연 개념
말씀하신 공연 분야들은 ‘비언어극’이라고 통칭할 수 있습니다만 장르의 차이라기보다 어떤 전통에 서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불린다는 게 정답입니다. 공연계에선 기록상으론 연극이 먼저 등장하지만 언어 중심의 연극보다 몸 중심의 공연 형태가 먼저 나타났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몸 중심 공연 양식으로 가장 오랜 기원을 자랑하는 것이 팬터마임입니다. ‘모든 것을 흉내 내는 배우’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입니다. 그리스·로마시대 팬터마임은 사람이나 사물을 몸짓으로 흉내 낼 뿐 아니라 플루트 등의 악기로 온갖 소리를 흉내 내는 희극배우를 지칭했습니다. 오늘날 ‘성대모사’에 능한 개그맨과 비슷한 사람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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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신체극은 연극적 전통에서, 무용극은 무용적 전통에서, 논버벌 퍼포먼스는 음악이나 무술 같은 색다른 전통에서 파생한 공연 개념이라고 마이미스트인 남긍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설명합니다. 즉, 마임과 같이 몸의 표현을 중심에 두되 어떤 예술적 전통에서 그것을 시도하느냐에 따라 나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세계적 공연예술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비주류 실험극을 크게 피지컬 시어터(신체극), 비주얼 시어터(영상극), 오브제 시어터(사물극)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이에 따르면 몸의 움직임을 활용한 공연은 피지컬 시어터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임과 연극, 무용, 음악, 서커스가 이종교배로 뒤섞이기 때문에 그 경계가 갈수록 불분명해진다고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설명합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