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 시한 지났어도 인명피해 우려 작전 지연 시위대 새 거점 마련설 등 시간 갈수록 사태 더 악화
18일 방콕 중심가에서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은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시위대 점거지역 인근에서는 폐타이어를 태우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간간이 총성이 들렸다. 최근 시위대와 군경 간 유혈충돌이 빚어졌던 딘댕 사거리 고가도로 밑에도 시위대 300여 명이 모여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지도부 인사들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나이 담롱 씨(27·음식점 종업원)는 “시위대에 어린이와 노약자가 많아 군경이 쉽게 쳐들어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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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군경에 아피싯 총리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지 영문 일간 방콕포스트는 18일 “언제 해산작전을 실시할지를 놓고 아피싯 총리와 아누뽕 빠오친다 육군참모총장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며 “아피싯 총리는 해산작전 준비를 서두르라고 요구하지만 아누뽕 참모총장은 대규모 사상자 발생을 우려해 이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들은 군을 ‘땡모(수박-겉에는 초록색 군복을 입고 있지만 속은 레드셔츠를 지지하는 빨간색이라는 뜻)’, 경찰을 ‘마꾸아텟(토마토-겉도 속도 빨갛다)’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군경 내에 시위대 지지 세력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한 주민은 “시위대가 가진 무기가 어디서 나왔겠느냐”고 반문했다.
○ 깊어지는 경제의 주름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시위대를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랏차쁘라송 일대에 머물던 시위대 지도부 상당수가 빠져나가 방콕 시내에 새로운 거점을 세우려고 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더욱이 깊어지는 경제의 주름은 정부가 더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태국 정부는 3월 12일 이후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태국상공회의소는 이번 시위에 따른 손실 규모가 2100억 밧(약 7조4300억 원)에 이른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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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 기자 방콕 르포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