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공략 성공… 박철 회장 “승부? 이제부터”미래에셋-키움 승승장구할 때 ‘창업동기’ 리딩증권만 무명생활2006년 朴회장 영입후 변신 시작“될성부른 중소기업 적극 발굴… CB-BW 발행 등 자금조달 조언”작년 영업익 2008년의 6배 넘어
한국은행 부총재 출신 박철 대표이사 회장이 지휘하는 리딩투자증권이 중소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2009 회계연도 영업이익증가율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실적을 거두면서 증권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리딩투자증권
○ 은행 외면한 中企 자본조달 주력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했던 때라 증권사 대부분의 실적이 좋다. 그중에서도 리딩증권이 눈에 띄는 것은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문턱이 닳도록 은행을 찾아다녀 봐야 돈을 빌리기 힘들다.
박 회장은 “은행은 위험을 거는 대가가 너무 낮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에 대출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원한 중소기업이 성공했을 때 성과는 공유하지 못하지만 부도가 났을 때 돌아오는 위험은 너무 크다는 것. 이 때문에 기술력과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은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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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이런 방식의 투자가 성공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중소기업 오너를 설득할 수 있는 자금조달 방법을 연구해 내는 것과 적절한 투자자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중소기업 오너가 CB나 BW로 자본을 조달하게 되면 자신의 지분이 낮아져 경영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한다. 리딩증권은 경영권을 지키는 적절한 수준의 컨설팅 안을 짤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를 가졌다고 자신한다.
그는 “위험과 이익은 경영진과 투자자가 서로 나눠야지 하나만 갖겠다고 하면 자본주의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설득한다”며 “미국발 금융위기도 어떻게 보면 최고경영자(CEO)와 일부 경영진이 위험은 피하고 이익만 챙기려는 시도에서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선의의 투자자를 잘 물색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찾은 주요 투자자들이 바로 연기금과 저축은행들. 리딩증권의 계열사로 W저축은행이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 좋다. 기존 저축은행의 사업구조는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주고 돈을 모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위험이 높은 곳에 투자해 부실이 생기기 쉬웠다. 하지만 W저축은행은 리딩증권을 통한 중소기업 투자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고 있다.
○ 앞으로 자산관리시장 공략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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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군인공제회의 3500억 원 규모 자산담보부기업어음 유동화 사업 주간사회사로 선정됐다. 모두 리딩증권이 지향하는 투자은행(IB) 사업의 성과다.
박 회장은 “IB사업본부는 2008년 출범했지만 금융감독원 인가를 받은 것은 지난해 말”이라며 “올해는 이 부문의 실적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이 ‘운’이 아니냐는 일부 시선에 대한 답인 셈이다. 핵심역량이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도록 시스템으로 만들었고 실제로 올해 1분기 주식연계증권(ELB) 공모실적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중국 등 출범 초기부터 공들인 해외주식 직접거래 사업도 업계 1위를 고수할 만큼 노하우가 쌓여 있다. 앞으로 이 시장이 커지면 과실을 딸 수 있다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앞으론 랩어카운트를 키워 자산관리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그는 “열 살 먹은 기업이 대공황에 맞먹는 금융위기와 두 차례의 경기침체를 겪으면서도 살아남았으니 이제부터는 탄탄하게 커 나갈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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