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官 후보 10여명 거론
‘관료 출신은 절대 안 된다’던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관료 출신도 회장 후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차기 회장을 둘러싼 경쟁구도가 ‘민-민’에서 ‘민-관’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관치(官治) 금융 논란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면서도 벌써부터 10여 명의 유력 인사가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임석식 KB금융지주 회추위원장(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부 인사나 관료 출신 등 특정 그룹을 제외할지 논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에 자동 배제되지 않는다”며 관료 출신도 회장 후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그동안 KB금융그룹 내부에서조차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던 ‘관료 배제설’과 다른 견해여서 주목된다.
관료 배제설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월 관치 금융 논란을 의식해 “오해를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에 (KB금융 회장에) 관 출신이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설처럼 굳어졌다.
회추위는 20일까지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30명 안팎의 후보 명단을 작성한 뒤 다음 달 초 4명의 유력 후보로 압축해 평판 조회 및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해 법적인 결격 사유에 대한 검증을 거쳐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