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동거 경력… GE임원 40명 방한 맞물려 주목
삼성그룹이 11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친환경’과 ‘헬스케어’ 사업을 정하고 23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헬스케어 분야의 세계적 강자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의 관계에 다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삼성과 GE는 한때 의료기기 분야에서 손을 잡은 적이 있다. 특히 현재 GE의 고위임원 40여 명이 한국 기업의 경쟁력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방한 중이어서 이들과 삼성의 만남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보 4월 29일자 A1면 참조
한국 배우러 GE가 온다
삼성과 GE는 이미 1984년 ‘삼성 GE 의료기기 연구소’를 합작 설립했고 GE 기술을 기반으로 몇 가지 의료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삼성은 2001년 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GE 측의 한 관계자는 “합작 사업의 주도권을 놓고 양측의 이견이 많아 ‘동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삼성 측 역시 GE와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 “일단 회의적”이라는 분위기다.
그러나 업계는 17년 동안의 합작사 운영 과정에서 삼성이 상당한 의료분야 기술 축적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 기간(1991∼2002년) 삼성이 의료기기 분야에서 출원한 특허건수는 156건에 이른다. 삼성은 GE와 결별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신성장동력으로서의 헬스케어 사업을 검토해왔으며, 2009년에는 삼성전자 내에 헬스케어기기 관련 사업팀을 만들기도 했다.
삼성종합기술원 역시 헬스케어 사업과 관련한 연구를 계속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김순택 부회장은 올해 초 “삼성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의료 관련 기술연구를 해왔다”며 “삼성의 정보통신 기술을 바이오 기술에 융합하면 세계적 의료기기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