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아기 3명 6개월 못넘기고 ‘돌연사 미스터리’“부정 탈라” 이웃 모르게 출산했지만 한달만에 또…
“우환(憂患)이 겹쳤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담당 형사가 한 말이다. 과학수사로 정확한 결론을 내야 할 경찰의 표현으로는 적절하지 않아 보였지만 그럴 만큼 미스터리한 사건은 계속됐다.
5일 오전 10시 50분경 충남 천안시 동남구 C아파트 9층에서 2년 사이 네 자녀를 잃은 J 씨(29)가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J 씨가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지는 것을 주민들이 목격해 경찰에 신고했다.
비보를 들은 남편 K 씨(24)가 병원으로 달려와 “막내는?” 하고 묻자 아내는 가물거리는 의식 속에 “집에”라고 대답했다. K 씨는 다급히 자신의 아파트로 갔지만 생후 1개월인 아들은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숨진 K 씨 아들은 외상은 없었지만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며 “결과를 기다려 봐야겠지만 아들이 숨지자 J 씨가 4명의 아이를 잃은 죄책감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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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사망이 잇따르자 부부는 지난달 낳은 아이에 대해서는 임신부터 출산까지를 주변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 J 씨가 숨진 날에야 주변 가족들이 다섯째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가 극도로 예민해진 나머지 조용히 아이를 낳아야 부정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아이들이 외부 충격으로 숨졌다는 부검의 소견에 따라 부모와 첫째 아들(4) 모두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지만 내사 종결했다. 특히 첫째 아들이 동생들을 극성스럽게 괴롭혀 자주 격리를 당하곤 했다는 사실에 한때 무게를 뒀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더구나 5일 막내아들이 숨질 당시 첫째 아들은 J 씨 언니 집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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