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충북 옥천 ‘국내 최대 은어어장’ 부푼 꿈

입력 | 2010-05-07 03:00:00

10여년째 수정란-치어 방류
갈수록 회귀 늘어 ‘지역 명물’




대청호와 금강에 둘러싸인 내륙 충북 옥천을 전국 최대 은어(銀魚) 어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10여 년째 진행 중이다. 옥천군과 이 지역 어민들은 3일 동이면 우산리 금강유역에 새끼 은어 7만 마리를 풀어 넣었다. 이들 은어는 전남 광양 섬진강변의 한 양어장에서 인공수정 후 부화시킨 몸길이 5∼8cm의 새끼들. 대청호에 새끼 은어를 풀어 넣는 것은 회귀습성을 잃고 대청호에 정착(육봉화·陸封化)한 은어의 형질 열성화를 막기 위한 조치이다. 앞서 군은 지난해 10월 섬진강에서 잡은 어미 은어 400kg(1만여 마리)에게서 수정란 7000만 개를 얻어 부화시켜 특별히 만든 상자(수정란이 달라붙도록 만든 상자)에 담아 대청호에 풀어 넣었다.

은어는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어종으로 동해와 남해에 맞닿은 강과 하천에 주로 서식한다. 섬진강과 낙동강, 남대천 등이 주요 서식지. 내륙인 이곳에 은어 새끼를 풀어 넣는 걸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다 이유가 있다. 충북도내수면연구소는 1997년 옥천군 청성면 대청호에 300만 개의 은어 수정란을 풀어 넣었다. 이 가운데 일부가 살아남은 뒤 금강유역에 정착했다. 수정란에서 부화된 치어는 12월 초 대청호에서 겨울을 지낸 뒤 이듬해 봄 금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 은어가 2004년부터 대청호와 금강유역에서 조금씩 잡히기 시작하더니 이듬해부터 개체수가 급격히 늘었다. 옥천읍내를 가로지르는 금구천에서도 20cm 길이의 은어가 떼를 지어 헤엄치는 모습이 발견됐다. 금강 수계인 옥천군 청성면 일대에서도 대량 서식이 확인됐다. 이후 충북도와 옥천군은 이 일대를 전국 최대 은어 특산단지로 만들기 위해 해마다 은어 수정란과 치어를 풀어놓고 있다. 지역 어민들도 산란기 은어 포획 금지와 자율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앞으로 연간 150t가량의 어획량을 올리는 전국 최대 은어 어장이 조성될 것”이라며 “은어를 이용한 훈제와 포, 찜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지역특산품인 포도축제 등과 연계한 은어축제 등 다양한 행사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은어는 9, 10월 부화한 뒤 바다에 내려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 다시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온다. 맛이 담백하고 특유의 수박향을 지닌 고급 어종이다. 은어는 25∼30cm 크기로 자란다.

옥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