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도계 - 압력계 - 마이크로폰 - 센서 - 밸브 갖춘 초소형 기계
크기 0.2mm… 진드기보다 작은 톱니바퀴 0.2mm 크기의 초미세 톱니바퀴. 눈에 보이지 않는 집먼지진드기 정도로 작다. 최근에는 멤스 기술의 발달로 이보다 훨씬 작은 크기이면서 동력을 갖춘 마이크로 로봇도 제작되고 있다. 멤스 기술은 이미 자동차 에어백 센서나 휴대전화, 초소형 가스감지센서 등 다양한 실생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자동차속 가속도 센서
충 돌 감지… 에어백 작동
흔들거나 화면 돌리는
스마트폰-MP3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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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멤스(MEMS·마이크로전자기계시스템)다. 멤스는 크기가 수 밀리미터(mm)에 불과하면서도 가속도계, 압력계, 마이크로폰, 검출기와 같은 센서, 밸브를 비롯한 기계구동부 등을 갖추고 있는 초소형 기계다.
○ 생활 속 멤스의 활약
멤스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자동차에 들어 있는 가속도 센서는 충돌을 감지해 에어백을 터뜨리거나 차체의 떨림을 측정해 진동과 소음을 줄인다. 코너를 돌 때 한쪽으로 쏠리는 것도 측정해 균형을 잡아 준다.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도 가속도 센서가 있어 충격을 받았을 때 데이터가 손상되지 않도록 한다.
간단한 동작으로 스마트폰이나 MP3플레이어를 조작할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멤스 덕분에 가능하다. 살짝 흔들거나 화면을 돌리면 가속도 센서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힘이 가해졌는지를 감지해 알맞은 기능을 실행하기 때문에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 몇 밀리미터에 불과한 가속도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하는 원리는 관성이다. 가속도 센서 안에는 얇은 지지대에 매달려 움직일 수 있는 부분과 그 부분을 둘러싼 벽이 있다. 가속도 센서가 움직이면 관성에 의해 지지대에 매달린 부분이 움직이면서 벽과의 거리가 달라진다. 그러면 전류를 흘릴 때 거리에 따라 저항이 달라지는데 이 저항을 측정해 움직인 방향과 힘을 역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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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물결에 올라탄 멤스
마틴 부사장은 “멤스 산업은 막 세 번째 물결에 올라타고 있다”며 “곧 멤스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폭넓은 분야에 응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소형 기기를 넘어 의료용, 산업용, 군사용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용 의료기기는 혈압, 혈당 등의 수치를 측정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달해 준다. 공장에서는 기계의 진동이나 피로도와 같은 설비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스파이카메라처럼 군사적으로 응용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혁신이 더 필요하다. 모든 사물 속에 들어가는 초소형 컴퓨터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훨씬 정밀할 뿐 아니라 작아져야 한다. 김진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은 “여러 가지 센서와 전자칩을 하나의 부품으로 만들 때 이를 소형화해 밀봉하는 ‘패키징 기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멤스와 중앙컴퓨터를 연결해줄 수 있는 통신기술, 소프트웨어 기술도 한층 개선돼야 한다.
샌타크루즈=고호관 동아사이언스 기자 karida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