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만화 ‘로봇키드 지오’ 내달 1일 출시… 김충원-오상록-김경근 3人의 제작 이야기
김충원 교수, 오상록 본부장, 김경근 대표(왼쪽부터)가 한자리에 모여 다음 달 1일 나오는 로봇과학만화 ‘로봇키드 지오’를 보고 있다. 세 사람은 “로봇은 아무나 하는 것이며 이 만화를 본 누구나 로봇 제작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15권 분량 일단 1~3권 나와
구동원리-센서 順얘기 풀어
중요 부품 해부 5권서 등장
실제 전개도-모형 만들어
직접 시험한 후 그리기도
청소년들 자신감 키웠으면
○“로봇은 아무나 하는 것”
▽오상록 본부장=지루하지 않은 ‘로봇 교과서’를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말로 하는 것과 글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 달랐어요. 김 대표가 “김충원 교수와 함께 만화로 표현해 보자”고 해서 합류했죠.
▽김충원 교수=처음에는 로봇만화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랐어요.
▽김 대표=로봇산업에 22년 동안 몸을 담고 있었던 저는 로봇을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현실을 반영한 진지한 만화를 만들고 싶었죠.
▽김 교수=공상과학(SF)이 아니라 실제 로봇을 그리는 것은 맞아요. 그런데 아무리 유익해도 재미가 있어야 읽지 않겠어요. ‘로봇은 아무나 하는 것’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로봇 이해는 구동 원리-센서-프로그래밍 순”
‘로봇키드 지오’의 한 장면. 주요 등장인물인 한 소년이 로봇에 들어갈 부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한호기술
▽오 본부장=로봇을 잘 만들었다는 말은 로봇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했다는 의미예요. 움직이려면 배터리나 모터가, 느끼려면 센서가, 생각하려면 컴퓨터 프로그램이 필요하죠. 얘기를 풀어나가는 순서도 그렇게 정해졌어요.
▽김 대표=덕분에 로봇 얘기는 3권 말미나 돼야 등장해요. 오죽하면 만화 속 로봇키드들도 ‘로봇 캠프에 왔는데 바퀴나 동력원에 대한 과제만 주어진다’고 하겠습니까.
▽김 대표=만화에 등장하는 과제물마다 김 교수가 직접 전개도를 그리고 실제 모형을 만들어 시험까지 한 뒤 그렸어요. 10권부터 등장할 로봇게임장인 ‘로봇크래프트’는 회사 사무실에 실제 크기로 만들었어요.
○“로봇에 대한 경외감 없애야”
▽오 본부장=사실 만화로 쉽게 풀었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다시 집중해서 읽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김 대표=재미있는 책은 자꾸 읽어요.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기술적인 내용도 충분히 담아야 합니다. 5권부터는 중요 부품을 해부하는 ‘서브노트’도 넣을 계획이에요.
▽오 본부장=‘서브노트’는 이 만화의 참고서예요. 부품의 원리를 그림으로만 설명합니다. 서브노트만 봐도 로봇의 중요 부품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김 교수=그렇다고 만화가 기술 중심으로만 흐르지는 않아요.
▽오 본부장=맞아요. 로봇에 필요한 기술을 현실로 만드는 ‘생각의 방법’을 독자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생각의 방법은 어린 시절부터 익혀야 하거든요.
▽김 교수=그것이 바로 창의력이에요.
▽오 본부장=창의력을 갖추면 새로운 로봇을 보더라도 어떤 기술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있어요. 로봇에 대한 경외감이 사라지는 것이죠. 로봇을 쉽게 볼 수 있다면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요.
▽김 대표=김 교수가 쓴 책을 보고 미술가가 됐다는 사람도 있고, 오 본부장의 강의를 듣고 과학자가 됐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20∼30년 뒤에 로봇키드 지오를 읽고 로봇을 만들게 됐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김 교수, 오 본부장=저희가 원하는 것도 그거예요.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