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실과 함께 246개 공공기관을 점검해보니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대졸초임은 4∼26% 내렸지만 대졸 신입사원 채용은 전체의 39%인 95곳, 1906명에 불과했다. 전체의 61%인 151곳은 대졸초임을 깎고도 아예 채용을 하지 않았다. 신입사원들은 반 강제로 고통을 분담했는데 여유재원은 약속대로 고용 확대로 들어가지 않고 사업비 등으로 쓰였다. 공기업과 정부가 합작해 취업 희망자들을 속인 것이다.
▷일부 대학생은 애초부터 각종 웹사이트에 “임시방편으로 될까” 또는 “인턴만 늘어날 것”이라며 불신을 표시했다. 나쁜 예측은 다 맞았다. 이 대통령이 일자리 해법으로 청년인턴을 강조한 뒤 공기업 민간기업을 가리지 않고 인턴 붐이 불었다. 작년 942개 상장기업은 전년보다 신입사원 채용을 6% 줄였지만 인턴채용(211개사)은 무려 191% 늘렸다. 기업들은 올해도 인턴을 작년보다 약간 늘려 뽑을 계획이다. 인턴은 6개월 내지 1년 동안 일을 배우다 그만두는 일자리다. 결국 기업이 대졸초임을 깎아 만든 재원으로 임시직 같은 일자리만 대거 만들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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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