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서관 한 책 읽기’ 행사 준비를 위해 지난달 17∼19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한 서울의 공공도서관 사서들이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문화재단
지난달 17∼19일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서울의 85개 공공도서관 사서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다문화가정의 아빠들이 해당 국가의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프로그램은 어떨까요.” “이번에 선정된 책의 작가를 초청해서 다문화에 관한 책을 쓰게 된 배경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책 읽는 서울’의 일환으로 10월까지 진행되는 ‘한 도서관 한 책 읽기’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워크숍이었다. 한지연 서울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은 “워크숍에서 나눈 아이디어를 토대로 각 도서관이 선정한 책을 소재로 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책을 중심에 두긴 하지만 저자와의 만남, 독서토론회처럼 전형적인 책 행사를 넘어 퀴즈대회, 역할극 공연, 다문화 체험 등으로 스펙트럼을 넓힌 게 이 캠페인의 특징이다. 지역 도서관의 활성화도 동시에 노린다.
85개 도서관 10월까지 다양한 행사
강동도서관은 5월 15일 ‘까매서 안 더워?’의 저자 박채란 씨와의 만남을 열고 14∼27일 이 동화의 원화를 전시한다. 강남구립즐거운도서관은 5월 26일 ‘나마스테’의 저자 박범신 씨와의 만남을, 강남구립논현도서관은 5월 14일 ‘손가락 동물 인형극을 통한 다문화의 어울림’을 진행한다.
이 밖에 △마이미스트 강정균 선생님이 들려주는 책 이야기(마포구립서강도서관) △다문화 친구와 함께하는 도서관 나들이(강남구립행복한〃) △아름다운 지구촌 모습 그리기(강동〃) △신기한 팝업책 만들기(관악문화관〃) 등이 열릴 예정이다. 도서관별 행사 일정은 ‘책 읽는 서울’ 홈페이지(readingseoul.org)에서 알 수 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 다문화 추천도서 10선
‘책 읽는 서울’을 진행하는 서울문화재단은 ‘다문화, 함께하는 행복’이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이끌어 갈 책 10권을 최근 선정했다. 다문화, 가족, 이웃에 대해 고민해 보도록 하는 책들로 어린이, 청소년, 성인 부문 등으로 나눠 뽑았다.
박채란 씨의 동화집 ‘까매서 안 더워?’(이상권 그림)는 그가 성인 대상으로 쓴 ‘국경 없는 마을’을 동화책으로 펴낸 것. 혼혈 아동, 이주 노동자 가족 등의 삶을 기록했다. ‘얘들아 안녕’(소피 퓌로 글, 우버 오메르 사진)은 전 세계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53개국의 어린이가 편지글 형식으로 자기 나라와 가족을 소개한다.
어린이-어른 모두 고민해봐요
○ 청소년=창작 모임인 ‘벼릿줄’의 작품집 ‘까만 달걀’(안은진 그림)은 피부색 때문에 놀림 받는 혼혈아 재현이의 이야기다. ‘울지마 샨타’(공선옥 글, 김정혜 그림)는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 가족인 샨타네가 겪는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박완서 씨가 쓴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가족의 소중함, 화합의 중요성을 다뤘다. 복동이의 어머니는 복동이를 낳다 죽고, 아버지는 미국으로 떠나 필리핀 여자와 새 가정을 꾸린다. 복동이는 미국으로 가서 아버지를 만나지만 처음엔 낯선 환경, 낯선 가족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 성인=박범신 씨의 ‘나마스테’는 과거 한국인의 ‘아메리칸 드림’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코리안 드림’을 비교하며 한국인의 이중성을 꼬집은 소설이다. 박채란 씨의 ‘국경 없는 마을’은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본동의 ‘국경 없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이현 씨의 ‘너는 모른다’는 한 가족이지만 다른 구성원에게 무심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오늘날 가족의 의미를 짚은 작품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