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자 어머니들의 눈물
“생존자에게 오히려 감사해요 그 사람들마저 없었다면 우리 아들 얘기 누가 해줄까요”
이르면 내일 생존자들과 면담
“사랑하는 아들아, 바닷속에서 얼마나 춥니…. 빨리 엄마 품에 안겨오면 좋겠다. 아들만 품에 안겨주면 이젠 더 바랄 게 없겠다….”(실종자 안경환 중사 어머니)
6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어머니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애끊는 심경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광고 로드중
“(생존자들이) 살아 돌아온 것을 시기하거나 미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생존자들에게 오히려 감사해요. 그 사람들이 없으면 우리 아들이 군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아무도 얘기해 줄 수 없잖아요. 정말…고마워요.”
어머니들은 생존자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들이 어떤 아픔을 지니고 돌아온 줄 알기에, 함께 부대로 귀환하지 못한 동료의 어머니들을 만나준다는 사실 자체를 고마워했다.
어머니들이 사실상 아들에게 ‘사망선고’를 내렸던 천안함 구조작업 중단 결정에 대해 말할 때는 흐느낌이 점점 커졌다. “사고 난 곳으로 갔더니 아무것도 진척된 일이 없었어요. 2명씩 바다에 들어갔다 나오는데 어떻게 우리 아들을 구하나요. 이젠 45명 모두 배 안에만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입니다.”
안타까운 사연들도 이어졌다. 서대호 하사의 어머니 안민자 씨는 “아들이 원래 대천함을 탄다고 했는데 ‘천안함에 자리가 비어서 타게 됐다’고 공중전화로 알려줬어요. 다른 배를 탔으면 변을 안 당했을 텐데…”라며 울었다.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 씨는 “아들이 7월에 중사로 진급하는데…결국 그 계급장을 못 달고 간다”며 “제발 우리 아이 살려서 진급하게 해 달라”고 통곡했다.
광고 로드중
기자회견 중간에 2함대사령부 부근의 평택 도곡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쓴 편지 51통이 도착했다.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고사리손으로 쓴 편지였다.
“저희도 매일 희망을 바라는 맘으로 뉴스를 봅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것이란 것도 알고요. 희망 잃지 마세요. 전 국민이 응원합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편지를 본 어머니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다시 울었다.
평택=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