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돈과 기술을 무기로 자원 보유국을 유혹하고 있다. 자원개발과 직접 관련 있는 사업만 지원해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발전소, 태양광 패널 보급 등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치열해지고 있는 자원 확보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볼리비아 남서부 라구나콜로라다 지역에 건설 중인 100MW급 지열발전소에 5, 6월경 수백억 엔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발전회사들은 이 발전소의 운영 및 인재교육 등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일본은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시내의 병원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위해 4억4000만 엔(약 52억3000만 원)의 자금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또 알파카 털을 이용한 섬유산업 육성과 디지털TV 방송의 도입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자원 관련 개발사업에만 엔 차관을 제공해오던 관행을 깨고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지원 대상이 자의적이 될 수 있고 지원액도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자원개발과 관계가 없는 사업에는 경제 지원을 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경제 지원의 폭과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