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긴장… 성장페달 계속 밟을듯강만수 특보와 ‘최-강 콤비’김중수 새 한은총재도성장위주 통화정책 예상출구전략 더 늦춰질 가능성
청와대는 2008년 7월 고환율 정책에 따른 물가 급등의 책임을 물어 당시 재정부 최 차관을 전격 경질했다. 1년 8개월 만에 그를 다시 중용한 것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현 정부의 경제철학을 공유했고 부처의 요직을 두루 거친 데다 추진력도 뛰어나 성장 중심 정책라인의 조정자 역할을 맡기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집권 3년 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난 상태에서 이제부터는 잠재성장률을 회복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강 위원장-최 경제수석’으로 이어지는 친정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진 점이 주요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 수석이 공식 취임하면 금리를 올리는 방식의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시기와 환율 정책을 전면 재점검하는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출구전략을 조기에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논의하는 한편 최근 환율 동향을 점검해 외환시장 개입 시기와 강도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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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중경’이라는 이름이 외환시장에 주는 상징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올해 1161원에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연초부터 가파르게 떨어져 1월 11일 1119.80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2월 8일에는 1171.90원까지 오른 뒤 3월 들어 1130∼1140원의 박스권을 유지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친정부 이미지의 새 한국은행 총재가 임명된 데 이어 경제수석마저 이른바 ‘고환율론자’가 배치되면서 당국의 개입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 수석은 “일국의 환율을 환투기꾼들의 놀이터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외환시장에 강력한 개입을 한 ‘환율 주권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2003년 4월부터 2년간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으로 일하면서 환율 급락을 막고자 대규모 개입 물량을 쏟아 부었다. 당시 외환딜러들 사이에선 “최중경에게 맞서지 마라”라는 말이 유행했으며 군사 작전처럼 폭격식 개입을 퍼붓는 그에게 ‘최틀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최 수석이 당시 환율 방어선으로 주로 썼던 1140원은 지금까지도 ‘최중경 라인’으로 불린다. 공교롭게 현 시점 환율도 최중경 라인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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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