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의 전기소비를 70% 줄인다면
재래식 직류모터 속에는 구리 브러시가 있다. 회전축이 90도(2상 방식) 또는 60도(3상 방식) 돌 때마다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방향을 바꿔주는 정류자의 주요부품이다. 무정류자 모터는 브러시를 없애고 그 대신 전자적으로 통제해 전류방향을 바꾼다. 그러면 브러시 마찰로 인한 마모 분진 소음 문제가 해결되며 폐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 회전속도 선택이 자유로워져 꼭 필요한 만큼의 회전수를 내게 되므로 효율이 급상승하는 것. 재래식의 1.5∼2배 값이지만 마찰과 열을 없앤 덕분에 수명은 2∼3배로 늘어난다.
이런 모터는 미국의 GE와 SN테크, 독일의 EBM 3개사가 만들고 있다. 이 중 SN테크의 창업주가 제임스 정 씨(51)다. 그는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5년 연속 수상했고 100건이 넘는 특허를 땄다. KAIST 연구원, 삼성전자 기술고문을 지냈으며 산업훈장과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40대 초반 초절전 선풍기를 개발한 그는 ‘사업적으로도 성공한 발명가’를 꿈꿨지만 한국에선 사업이 순탄치 않았다. 2003년 도미(渡美)해 무정류자 모터로 다시 일어선 그는 이제 세계 30여 공조기 제조사를 고객으로 확보해 기업가로서 뿌리를 내렸다. “3개사 중 적어도 기술-효율-가격경쟁력에선 우리가 압도적 우위”라는 게 그가 가지고 다니는 실험데이터의 골자다. 경기 의왕시에 연구소를 둔 이 회사는 아시아시장을 겨냥해 국내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사실 환경론자들이 제기하는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과학자들 사이엔 이견이 많다. 온난화가 정말 진행되고 있는지, 이산화탄소가 그 주범인지, 온난화가 그렇게 무서운 건지, 거꾸로 지구냉각화를 더 걱정해야 할 시점은 아닌지, 관련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 해도 풍력-태양열-조력발전 등이 해법으로 적절한지…. 파고들수록 논란도 커진다.
손쉽고 효과적인 ‘그린’ 실천운동
어떤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만큼 신경 써야 할 분야가 고효율 모터의 개발 보급 아닌가. 신재생에너지 투자도 좋지만 기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못 쓰고 있다면 그게 진짜 녹색인가. 그리고 우리도 이제 ‘기술은 앞서가는데 제도가 못 따라가는’ 일은 고칠 때쯤 되지 않았는가.
허승호 편집국 부국장 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