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아-수니파 연합’ 알라위 前총리 이라크 총선 2석차 승리 알말리키 총리 재검표 요구 정국안정 쉽지 않을 듯 강경파 알사드르 약진도 부담
이라크 헌법에 따라 총리 지명권과 내각 구성권을 갖게 된 알라위 전 총리는 즉각 이라크국민연맹(70석), 쿠르드정파(43석) 등과 연정 구성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알말리키 총리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어 정국 안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30일 안에 총리 후보자와 40명의 내각 인선 명단이 국회 과반수 의결로 인준을 받지 못하면 내각 구성권은 다른 정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 알라위 전 총리는 27일 “새 정부를 출범시키기 위해 모든 정파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 3수 끝에 승리 이뤄낸 알라위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비난을 들으며 연거푸 선거에서 실패한 알라위 전 총리는 세 번째 시도인 이번 총선에서 타리크 알하시미 부통령, 살리흐 알무틀라크 의원 등 수니파 주요 정치인과 손을 잡고 이라키야를 결성해 드디어 승리를 거뒀다.
○ 종파 간 갈등 해소 계기 마련
이라키야의 돌풍은 2006∼2007년 내전 상황까지 치달았던 시아-수니 종파 간 갈등 해소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종파 간 갈등 해소라는 이라크 국민의 염원이 반영된 셈이다.
○ 미군 철군 일정 차질 없을까
이번 총선에서 반미 강경파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사드르정파가 40명을 당선시키며 약진한 사실은 미국의 근심을 낳고 있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사드르정파는 새 정부 출범 과정에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영향력 확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선거 기간 중 엄격한 중립을 지키겠다는 자세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총선 후 정국 혼란이 길어질 경우에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미군은 올해 8월까지 전투 병력을 철수시켜 병력 규모를 현재 9만6000명에서 5만 명으로 감축한 뒤 내년 말까지는 전 병력을 철수시킬 예정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