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원자재값 반영… H형강-철근 t당 70~80달러↑
현대제철이 수출용 철강 제품의 가격을 대폭 올렸다.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상승을 전체 철강 가격 인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6일 철강의 원자재인 고철 가격이 올라 4월과 5월 선적하는 형강류 수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피스 빌딩의 골조에 사용되는 H형강은 t당 730∼800달러, 물막이 공사에 주로 사용되는 강널말뚝(시트파일)과 기타형강은 t당 780∼800달러, 철근은 t당 630∼640달러에 수출된다. 이는 3∼4월 선적물보다 t당 각각 70∼80달러 오른 것이다.
철 스크랩 가격의 인상 가능성과 환율하락(원화가치는 상승) 등을 고려하면 2∼3주 내에 t당 40∼50달러가 추가로 오를 수도 있다고 현대제철 측은 설명했다. 이어 철 스크랩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한두 달 내로 t당 800달러를 돌파해 900달러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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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국제 철강 가격 상승 추세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른 것이기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의 영향이 큰 것으로 철강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최근 철광석과 석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자 세계 주요 철강회사들이 철 스크랩을 대체재로 사용하면서 철 스크랩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고철 가격을 인상시켰고, 고철 가격 상승이 국제 철강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는 것. 철 스크랩 자급률이 20% 수준에 그치고 있는 국내 철강회사들은 부족한 양을 수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 시세의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
국내 제품가격의 기준이 되는 포스코는 아직 스테인리스스틸 등 일부 제품 가격만 올린 상황. 포스코는 연료탄과 철광석 구매 가격협상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보다 최소 50% 이상 오른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게 되면 포스코 제품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회사의 한 관계자는 “국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국내 시장 가격은 철강 제품의 수요자인 국내 대기업들과의 가격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로 봤을 때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 등을 고려해 큰 폭으로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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