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파리와 서울, 뉴욕 등 대도시에 ‘클러스터의 힘’이 발생해 점점 더 많은 부와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세계는 평평하다’를 낸 지 5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세계화에 따른 부의 확산에 주목했다. 과학기술과 원거리 통신이 발달하면서 거주지와 상관없이 혁신이나 발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도시경제학자인 저자는 이를 “오랜 역사를 가진 낡은 생각”이라고 표현한다.
○ 세계는 평평하다? 세계는 뾰족하다!
특히 ‘인적 자본의 외부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장소는 인재와 전문성에서 다양성을 낳고 이 다양성은 혁신의 핵심 자극제가 된다. …도시는 그냥 커지는 것이 아니다. 도시는 다양한 모습으로 분화되었다.”
○ 게이와 보헤미안이 모이는 곳으로 가라
‘신(scene)’은 ‘힙합 신’ ‘인디 신’ 등 특정 예술장르에 편중된 커뮤니티를 뜻한다.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작업을 보고 배우고 경쟁할 수 있는 장소다. 미국에서 이 ‘신’은 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대도시 지역 음악가의 비율은 1970년 52%에서 2004년 63%로 높아졌다.
저자가 ‘게이-보헤미안 지수’를 통해 앞으로 성장할 지역, 즉 땅값이 오를 지역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게이와 보헤미안이 많이 사는 지역일수록 개방적이고 문화적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 내 성격에 맞는 도시가 있다
책은 한발 더 나아가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에 맞는 도시를 택하고, 자신에게 맞는 지역에 살 때 행복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2007년 미국에 거주하는 약 35만 명의 성격검사 결과를 지도 위에 분포시키자 특정 성격을 지닌 이들이 특정 장소에 모여 산다는 것이 드러났다. 피츠버그와 디트로이트 같은 전통적 공업지대에는 신중하고 호의적인 성격이 모여 있다. 외향적인 유형은 세일즈와 비즈니스 본부가 많은 시카고, 애틀랜타에 집결한다. 개방적인 이들은 주로 해안지대(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 등)에 모인다.
저자는 경제적 유동성이 강조되는 세계에서 집의 소유를 강조하는 거주문화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인의 60% 이상이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는 동시에 이들이 집에 묶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창조적 세대는 대안적인 주택 형태를 만들어낼 것이다. 즉 소유와 임대 사이의 어떤 형태가 될 것이다. 오늘날 많은 시장에서 소유보다는 임대가 경제적으로 의미 있다”고 분석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