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B조 3국 크로스 능력은측면 - 후방서 90분 내내 지원191cm 카리스테아스 ‘경계 1호’
2004년 6월 포르투갈 리스본의 알바라데 스타디움. 후반 20분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PAOK)가 오른쪽 측면을 열었다. 그리고 자로 잰 듯한 빠르고 날카로운 크로스. 이 한 방으로 끝났다.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레버쿠젠)가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았다. 그리스는 이 골로 프랑스를 1-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여세를 몰아 체코와 포르투갈마저 연파하며 유로 2004 우승컵을 안았다.
‘크로스에서 시작해서 크로스로 끝나는 팀.’ 한국과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날 그리스 얘기다. 그리스 선수들의 개인 전술은 프랑스, 포르투갈 등에 비해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날카로운 크로스와 월등한 높이로 약점을 극복했다.
‘중앙 공격’ 아르헨-나이지리아
측면공격수 돌파능력도 수준급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날 아르헨티나의 주공격 루트는 그리스와 대조적이다. 측면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보다는 짧은 패스를 이용한 중앙 공격을 선호한다. 이런 공격의 중심에 있는 선수가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그렇다고 크로스 능력이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호나스 구티에레스(뉴캐슬)와 앙헬 디 마리아(벤피카)는 순간 스피드가 좋다. 방심하면 단독 크로스를 허용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조별 리그 마지막 상대인 나이지리아는 상대적으로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 빈도가 낮다. 일대일 공격, 중거리 슈팅 등 개인 역량에 기댄 공격을 선호한다. 그러나 오바페미 마틴스(볼프스부르크)나 피터 오뎀윙기(로코모티프 모스크바) 등 측면 공격수들의 역량이 수준급이어서 방심은 금물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