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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軍 식량 고갈… 훈련 대신 취침 명령 떨어져”

입력 | 2010-03-04 03:00:00

소식통 “장교가 배 채우려 장기 근무이탈도”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19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제사회의 식량지원 중단으로 군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군의 식량사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나빠졌다고 한다. 주민들은 국가의 배급이 사실상 끊긴 지 오래됐기 때문에 내성이 생겨 그럭저럭 버티지만 군인은 국가에서 공급해주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다. 특히 국제사회의 식량지원 중단이 군에 치명타가 됐다고 한다.

한 북한 소식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 끼에 강냉이 몇십 알이나 감자 한두 알을, 그것도 하루에 두 끼만 공급하는 부대가 많아졌다”면서 “오후엔 군인들을 무조건 재우고 되도록 훈련과 작업도 시키지 말라는 명령이 하달된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군에 영양실조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미혼인 중대 정치지도원이 자기 집에 돌아와 한 달 동안 영양보충을 하고 가는 사례도 보았다”고 말했다.

부대마다 허약자들을 따로 모아 집중치료를 하는 군의소가 있지만 이곳도 물자부족으로 운영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 한 소식통은 “작년 가을 농장들에 군량미 접수를 나갔던 군부대들 중 잘 받은 곳이 재작년의 60∼70% 수준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군에서 당장 아사자가 발생할 상황임에도 나라엔 식량을 사올 외화가 고갈됐다”며 “외화를 사용하는 국가기관들도 올해 받은 예산이 지난해의 20∼30%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식량을 노린 살인강도 행위도 속출하고 있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지난달 16일 함경북도 부령군 고무산역에서 식량 열차를 습격하던 노동자들과 호송대원들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3일 전했다. 대북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2일 “주민들이 노동당에 대한 신뢰와 충성을 역설하는 인민반장에게 집기를 던지고 욕설을 하는 등 화풀이하는 사례가 여러 건 발생하고 있다”면서 “종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보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