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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전사한 아버지 DNA로 찾았다

입력 | 2010-02-26 03:00:00

유전자 샘플 등록 양순희씨 “59년 한 풀어”




6·25전쟁 때 전사한 뒤 전장에 남겨졌던 참전용사의 유해가 59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07년 11월 경기 가평에서 수습한 유해 36구 가운데 DNA 검사를 통해 고 양손호 일병(사진)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고 양 일병의 유해 DNA 검사 결과가 지난해 2월 아버지를 찾기 위해 유전자 샘플을 등록한 딸 양순희 씨(60·여)와 일치한 것이다.

전사(戰史)와 병적기록, 유가족 증언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양 일병은 26세의 나이에 부인과 생후 5개월 된 외동딸을 뒤로한 채 1950년 9월 입대했다. 이후 1951년 1월 중공군의 3차(신정) 공세 당시 가평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일한 혈육인 양순희 씨는 “아버지에 대해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실감하기 어렵지만 지난 60년간 부모 형제 없이 살면서 가슴에 묻어둔 한을 풀 수 있게 됐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양 씨의 시아버지도 6·25 전사자로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고인의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유해 발굴이 시작된 2000년 이후 수습돼 신원이 확인된 유해 56구 가운데 별다른 단서 없이 DNA 검사만으로 신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신원이 확인된 대부분의 유해는 인식표 등 유품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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