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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부는 골프한류 (상)] 똑똑한 골프버디 “스마트폰 덤벼라”

입력 | 2010-02-18 07:00:00

골프버디USA의 정승욱 대표이사가 골프버디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골프버디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만 1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골프인구 3500만 명, 골프장 2만 여개. 미국 골프의 현주소다. 전 세계 골프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기업들에게도 꿈의 무대다.

PGA와 LPGA 투어에서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 기업들은 필드 밖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금껏 골프강국을 자처하며 세계 골프시장을 리드해온 미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안에는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 굴지의 기업들과 싸우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있다.

이른바 ‘골프 한류’다. 미국 골프계를 강타하고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주역들을 만나봤다.
○골프버디! 나이스 버디!


“Hello, Welcome to golfbuddy!”

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밸리뷰에 위치한 골프버디USA에 들어서자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다. 세일즈팀의 전화는 이렇게 쉴 새 없이 울려댄다. 또 다른 쪽에선 출시될 제품을 구분하느라 정신이 없다.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에서 성공을 엿볼 수 있었다.

골프버디는 미국 진출 4년 만에 업계 2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국내 기업이 미국 골프 시장에서 1000만 달러 수출 실적을 올린 건 골프버디가 유일무이하다. 골프버디는 2009년 미국 시장에서만 16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GPS 거리측정기가 첫 선을 보인 건 2002년부터다. 이후 조금씩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2009년 1억5000만 달러 이상의 거대 시장으로 팽창했다.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 큰 시장에 스카이캐디, 골프로직스 등 미국의 기업들은 일찍부터 진출해 재미를 봤다. 이들이 자리를 잡아갈 무렵, 한국의 중소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때만 해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우려가 많았다. 미국의 큰 기업들 틈에서 한국의 중소기업이 얼마나 버티겠느냐는 식이었다.

편견은 4년 만에 무너졌다. 2006년 시장진출 이후, 2007년 100만 달러, 2008년 800만 달러, 2009년 1600만 달러의 초고속 성장을 이루며 당당히 ‘메이드 인 코리아’열풍을 이끌었다. 미국 최대의 골프체인점 골프스미스의 매장 맨 앞에는 GPS 거리측정 장비가 전시돼 있다.

미국 기업 이외의 제품은 골프버디가 유일하다.

“딕스스포츠, 골프스미스 등 미국 최대의 유통점에서 골프버디의 시장 점유율은 25∼40%%에 이른다. ”고 골프버디USA 정승욱 대표는 말했다.

GPS 거리측정기 시장은 작년부터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가민(Gamin), 캘러웨이골프 같은 대기업들의 진출이 시작됐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경쟁상대가 더욱 많아졌다.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골프버디는 이미 맞설 준비를 마쳤다. 정 대표는 “급속한 성장을 이루면서 대기업들의 참여도 시작되고, 스마트폰 등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면서 위협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다. 전문기업으로 자리를 구축하면 대기업들과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골프버디는 올해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 호주, 일본, 그리고 중국까지 진출했다. 아무도 넘보지 못한 글로벌 넘버원을 준비하고 있다.
LA(미국)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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