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는 제 2의 파이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위에 그친 ‘독일 스프린트 여제’ 예니 볼프(31)가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화(21)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도 결승에서 최민호에게 금메달을 내준 뒤 오히려 최민호의 등을 두들겨주는 스포츠맨십으로 국내팬들 사이에서 ‘훈남’으로 불렸던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가 떠 오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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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땄으면 좋았겠지만 지금 나는 은메달리스트다. 이상화는 매우 향상됐다”며 1위를 차지한 이상화를 높이 평가했다.
볼프는 500m 월드컵랭킹 1위로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특히 2005년부터 매년 월드컵 우승 경력을 쌓고 2007∼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여자 빙속 단거리의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그녀에게 올림픽은 또 한번 아쉬움의 무대가 됐다. 볼프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 대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쉬울 법도, 남탓을 할 법도 하건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게임이 열린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의 빙질과 1차 시기 이상화의 부정출발 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늘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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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 다시보기 = 이상화, 한국 女빙속 사상 첫 금메달 순간